반도체 성과급에 지갑 열렸다⋯수혜지역 소비효과 1.7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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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화성·청주 월별 소비 최대 4% 증가
삼전·SK하닉 내년 성과급 5배 확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급 확대가 주요 수혜지역의 소비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종사자 비중이 높은 지역의 월별 소비는 비노출 지역보다 최대 4% 높았으며, 올해 말까지 누적 소비 증가액은 1조7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반도체 수혜지역의 소비는 어떻게 될까: 지역 미시데이터로 살펴본 파급효과’ BOK이슈노트에 따르면 한은이 시군구별 카드 결제액을 활용해 이천·화성·청주 등 반도체 수혜지역의 소비 흐름을 분석한 결과 성과급 지급 이후 반도체 종사자 거주 비중이 높은 지역의 소비 증가세가 비노출 지역을 웃돌았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반도체 수혜지역의 누적 소비 증가액은 약 1조1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지금까지의 소비 패턴이 이어지면 연말에는 약 1조7000억원까지 늘어난다. 2025~2026년 연평균 증가액은 8000억원으로, 지난해 민간 소비 증가액의 약 2% 수준이다.

세후 성과급 대비 소비 증가액으로 계산한 소비파급률은 지난해 27%, 올해 21%였다. 올해 소비파급률은 성과급 규모가 확대되면서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지난해 소비쿠폰 효과의 추정 범위인 16.1~39.8% 안에 포함됐다. 한은은 성과급이 소비쿠폰과 달리 사용기한이나 사용처에 제약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낮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소비 확대는 성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반도체 호황이 없었을 경우와 비교해 국내총생산(GDP) 수준이 지난해 0.01%, 올해 0.03% 높아진 것으로 추산했다. 아직 전체 성장률을 크게 좌우할 정도는 아니지만, 기업 실적 개선이 임금과 소비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됐다는 평가다.

내년에는 파급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지급 규모가 올해보다 약 5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소비파급률에 따라 내년 GDP 제고 효과는 0.08~0.12%로 추산됐다. 성장률 기준으로는 0.06~0.09%포인트(p)를 높이는 수준이다.

▲주요 반도체 생산지역 카드 사용액 및 품목별 사용액 상대 강도 (제공 = 한국은행)

다만 지역별 소비 반응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같은 SK하이닉스 성과급 영향을 받은 청주의 소비 증가폭이 이천보다 컸다. 이천에서는 올해 초 성과급 확대 전후로 주택 관련 소비가 크게 늘었다.

현재까지 소비 증가는 자동차·백화점 등 고가 재량재에 편중됐다. 이에 따라 지출이 다시 가계소득과 소비로 이어지는 ‘소비→소득→소비’의 선순환도 제한적이었다. 한은은 향후 서비스 등으로 소비가 확산되면 파급효과가 한층 커질 것으로 봤다.

고용 확대 여부도 향후 소비 파급효과를 좌우할 변수다. 과거 조선·철강·자동차·화학 호황기에는 기존 근로자의 임금만 오른 지역보다 신규 고용까지 늘어난 지역에서 소비 증가폭이 더 컸다.

한은은 글로벌 AI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고 기업들이 생산능력 확충을 앞당기고 있는 만큼, 고용이 함께 늘면 소비 파급력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올해 하반기 반도체 업종 고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반도체 산업 호황은 이미 국내 소비에 유의미한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반도체 부문의 성과가 여타 산업의 고용·생산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소재·부품·장비를 아우르는 국내 산업생태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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