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포한 이란 유조선 가져간다⋯해상전시법원 부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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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 때 활용하던 전리품 법원
자산 빠르게 매각 수익화하려는 의도

▲이란 쪽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26일(현지시간) 선박들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나포한 이란 유조선을 신속히 자국 소유로 귀속시키기 위해 100년 넘게 사실상 사문화됐던 ‘해상전시법원(Prize Court)’ 부활을 추진한다. 대이란 해상봉쇄와 경제제재가 강화되면서 기존 민사 몰수 절차보다 빠르게 선박을 처분할 법적 수단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해상전시법원을 다시 가동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법무부와 관련 구상을 추진 중인 애런 라이츠 휴스턴 연방검사는 “현재 법원을 복구하고 있다”며 “오래된 해상법 체계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해상전시법원은 전쟁 중 적국 선박과 화물을 나포해 전리품으로 귀속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재판소다. 18~19세기 해전에서 널리 활용됐으며 미국에서는 남북전쟁 당시 적국 선박과 화물을 신속히 처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 이후 활용 사례가 급격히 줄었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사실상 사문화됐다. 최근 수십 년 동안 미국 정부는 제재를 위반한 선박이나 관련 자산을 확보할 때 해상전시법원 대신 민사 몰수 절차를 이용해왔다.

미국 당국이 오래된 제도를 다시 꺼낸 것은 이란과의 전쟁 장기화로 나포 대상 선박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최근 대이란 경제제재가 대폭 강화되면서 이란 선박뿐 아니라 원유 수출이나 제재 회피에 연계된 선박까지 나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현행 민사 몰수 절차로도 선박과 화물을 압류할 수 있지만 미국 밖에 있는 자산을 확보하고 소유권 분쟁을 해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반면 해상전시법원을 활용하면 나포 선박을 전리품으로 인정받아 매각하고 그 대금을 미국 정부에 귀속시키는 절차가 한층 간단해질 수 있다.

외부 채권자나 선박 소유자가 권리를 주장하며 매각을 지연시킬 가능성도 줄어든다. 미국으로서는 대이란 해상봉쇄의 실효성을 높이는 동시에 나포 자산을 신속히 현금화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는 셈이다.

다만 법률 전문가들은 100년 넘게 거의 사용되지 않은 제도를 되살리는 만큼 상당한 법적 논란이 뒤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포 대상과 전리품 인정 범위, 제3국 소유 선박 및 화물의 권리 등을 둘러싼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해상전시법원을 실제로 가동하면 국제해상법과 전시 자산처분 원칙을 둘러싼 새로운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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