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탄천 특화단지' 제안⋯국토부 "집중 검토"
재개발 용적률 1.2배 완화도 접점⋯내주 추가 회동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놓고 다시 만났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다만 서울시가 대안으로 제시한 탄천물재생센터 개발과 재개발 용적률 완화 등에 관해서는 일부 접점을 찾으며 다음 주 추가 회동에서 주요 현안을 한꺼번에 합의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26일 국토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약 50분간 만나 서울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김 장관은 회동 직후 "구체적인 합의를 하기에는 아직 미진한 게 있다"면서도 "국토부와 서울시가 힘을 모아 서울의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각자의 견해만 고집하기보다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은 양보해 주택 시장에 공급 확대에 대한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도 "오늘도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여러 부분에서 의견이 좁혀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일주일 정도 후 다시 뵙기로 했는데 그때쯤이면 여러 현안에 한꺼번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쟁점인 용산공원 주택 공급에서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국토부는 공원 전체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장교숙소나 병원 등으로 사용돼 이미 훼손된 일부 부지를 활용해 청년·신혼부부 주택을 제한적으로 공급하자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용산공원이어야만 한다고 하는 것은 원래부터 없었다"며 "서울 안에서 청년·신혼부부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곳을 적극적으로 찾는 과정에서 용산공원도 하나의 대상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오 시장은 "용산공원만큼은 부지 전체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설명했다"며 기존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그는 "용산공원이 지켜진다면 다른 국토부의 제안들은 최대한 융통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게 제 입장"이라고 말했다.

대신 서울시는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일대를 활용한 '동남권 청년 특화 산업단지' 구상을 국토부에 공식 제안했다.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하고 해당 부지에 피지컬 인공지능(AI) 특화단지와 청년 주택을 함께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인근 시유지인 동부도로사업소와 세텍(SETEC) 부지 매각 등을 통해 약 5조5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탄천물재생센터 이전을 위한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도 올해 말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국토부는 서울시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아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구체적인 자료를 가지고 검토하기 전에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면서도 "탄천물재생센터의 공급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취지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탄천물재생센터 개발에 장기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용산공원 역시 단기간에 공급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그는 "용산공원에 지으면 이 정부 내에서 착공이 가능한가 되묻고 싶다"며 "용산공원 일부에 손을 대더라도 이 정부 내 착공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대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접점이 나타났다. 오 시장은 재개발 사업의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2배까지 높이는 방안을 국토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을 통해 31만가구를 착공할 계획으로 이 가운데 순증 물량은 8만7000가구로 추산하고 있다. 용적률을 1.2배까지 높일 경우 순증 물량이 4만3000가구 추가돼 총 13만가구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다만 추가 용적률에 따른 임대주택 확보 비율 등은 추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와 국토부 협상 중 가장 실효성이 있고 이 정부 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착공 물량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검토는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다음 달 발표할 수도권 추가 공급 7만3000가구에는 용산공원이 포함되지 않는다. 김 장관은 "처음부터 7만3000가구에는 용산공원이 없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후보지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공개할 경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