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동행노조, 임단협 타결 뒤 ‘뒷북집회’…자사주 1000주 요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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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일대 3000~3500명 가두행진
쟁의 절차 없이 D-day·연차 활용
1인당 자사주 1000주 요구

▲21일 삼성전자 동행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강남역사거리를 횡단하고 있다. 손희정 기자sonhj1220@

삼성전자 DX부문 노동조합인 동행노조가 임금협상 타결 이후 자사주 지급과 경영진 사퇴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도심 집회에 나섰다. 별도의 쟁의 절차 없이 연차 등을 활용해 집단행동에 나선 데다 이미 마무리된 임금협상의 재교섭을 요구하면서 집회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동행노조는 21일 오후 서울 강남역과 삼성전자 서초사옥 일대에서 가두행진을 벌인 뒤 서초사옥 앞에서 본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석인원은 경찰 추산 2100명이다.

집회는 문화행사와 버스킹, 조합원 자유발언으로 시작됐다. 조합원들은 서초대로를 출발해 강남역 2호선과 신분당선 출입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일대를 거쳐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행진했다.

노조는 “경영 실패 책임져라”, “인원 감축 중단하라”, “직원들과 소통하라” 등 경영진을 겨냥한 구호를 외치며 박학규 사장과 정현호 부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본집회에서는 ‘경영 실패 사망진단서’ 낭독과 조합원 연설, 대형 현수막 퍼포먼스 등이 진행됐다.

이번 집회의 핵심 쟁점은 임금협상 타결 이후 집단행동의 정당성과 보상 요구 수준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미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동행노조는 별도의 쟁의 절차 없이 회사의 자기계발일인 ‘D-day’와 연차를 활용해 집회에 참여하는 방식을 택했다.

임금협상 타결 직후 재교섭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만큼 시기와 명분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DX부문의 경영 상황과 비교해 요구 수준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 동행노조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경영진의 책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손희정 기자sonhj1220@

동행노조가 제시한 요구안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DX 구성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수준의 보상이다. DX부문이 최근 적자와 원가 부담을 겪는 상황에서 수천만 원 상당의 자사주를 일괄 지급하라는 요구가 과도하다는 비판이다.

동행노조는 기존 임금협상에 DX부문 임직원 5만여 명의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전사 재원 공유와 기본급 인상률의 전사 동일 적용, DX 요구안의 정식 교섭 안건화도 요구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자사주 1000주는 특정 연도 이익을 단순히 인원수로 나눈 결과가 아니라 지난 15년간 DX의 기여와 사업부 간 보상제도 격차를 종합해 제시한 교섭 요구점”이라며 “회사가 객관적인 기여도 평가 기준과 산정식을 제시한다면 노사가 함께 검증하고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2011년부터 2025년까지 DX부문이 누적 매출 2395조원과 영업이익 221조원을 기록하며 DS부문의 대규모 설비투자를 뒷받침했다고 주장한다. 반도체 불황기에는 전사 차원의 고통 분담을 요구했지만 호황기에는 DS와 DX를 분리해 보상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그러나 과거 기여도를 근거로 현재 DX 구성원 모두에게 자사주 1000주를 지급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산정 방식은 제시되지 않았다. 임금협상이 끝난 뒤 대규모 도심 집회를 통해 추가 보상을 요구한 방식 역시 여론의 공감을 얻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임직원이 적자의 고통을 분담하고 위기 극복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에 임금협상 합의를 뒤집고 대규모 집회에 나선 것은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진 구간의 일부 차로가 통제되면서 강남역과 서초사옥 주변 도로에서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퇴근 시간대와 맞물리면서 버스 운행이 일부 지연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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