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 헌법 수록·조건 없는 전작권 환수…“자체 경쟁력 지역구 50곳 만들 것”

김종훈 진보당 대표가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초과세수를 국가채무 감축보다 주거·의료·돌봄 등 불평등 해소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며 여야가 참여하는 가칭 ‘100조 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에는 사회대개혁과 정치개혁을 위한 연대를 촉구하는 한편,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수록과 조건 없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도 주장했다.
김 대표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사회의 당면한 과제는 누가 뭐래도 불평등”이라며 “나라는 부자가 되어가는데 서민들의 삶은 바뀌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달 24일 전당원 투표를 통해 진보당 4기 지도부 대표로 선출됐다. 취임 이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하청 노동자와 물류·청소 노동자 등 노동 현장을 찾는 ‘불평등 현장 대장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삼성과 하이닉스 하청 노동자들은 반도체 성과급은커녕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다”며 “반도체 산업이 벌어오는 그 돈들은 다 어디로 가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코스피가 오른다, 주가가 오른다는 숫자에 모든 이들의 관심이 쏠려 있지만 그 숫자가 오른다고 국민의 삶이 나아졌느냐”며 “부자 나라, 가난한 국민이라는 양극화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세수 증가분을 불평등 해소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마른 논에 물을 댈 수 있는 저수지가 생긴 셈”이라며 “이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국가 부채 해소에 쓰자는 일부 주장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권당 민주당이 결단하면 된다”며 “가칭 ‘100조 위원회’로 불평등 해소를 위한 초과세수 사용처 해법을 논의하고 미래대응기금 입법화에도 국회 차원의 대응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진보당은 오는 10월 말 초과세수의 민생 활용을 촉구하는 ‘민생 회복 시민대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개혁 입법과 정치개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압박했다.
김 대표는 “지난 민주당 지도부는 집권당으로서 검찰개혁 외에 어떤 개혁의 전진을 이뤄냈느냐”며 “개혁은 사라지고 권력 경쟁만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 출범한 김민석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원팀’은 정부의 하명입법기관이라는 뜻이 아니다”며 “국회에서 민의를 받들어 개혁을 위한 정치, 개혁연대로 화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진보개혁 정치세력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사회대개혁 협의체’ 구성도 제안했다. 올해 12·3 비상계엄 사태 2년을 맞기 전에 개혁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개혁 과제로는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와 선거제도의 비례성·대표성 강화 등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늘 선거 직전에 마지못해 시작한 정치개혁은 양당의 타협으로 끝났다”며 “선거에 임박해서 논의하지 말고 지금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개헌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최근 정치권의 개헌 논의가 대통령 연임·중임제 등 권력구조에 집중되는 것을 경계했다.
김 대표는 “연임, 중임 등 대통령 임기와 권력 문제로만 개헌을 논의해서는 실제 개헌의 동력이 상실될 우려가 커진다”며 “대통령과 민주당이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고 민생과 민주주의를 위한 개헌이 성사될 수 있도록 힘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5·18 관련 포럼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5·18과 민주주의 정신 그 자체를 ‘논란거리’로 만드는 것이 바로 극우의 목표”라며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하고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질의응답에서는 이 의원에 대해 “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보다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정부가 추진하는 AI 산업 전환 과정에서 노동권이 후퇴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주52시간 후퇴 시도에 대해 진보당은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AI 전환 속도전과 진격전이 노동자를 밟고 가는 것이라면 추호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확산에 따른 일자리·고용형태 변화에 대응해 전 국민 4대 보험 확대와 ‘AI 시대 노동기본법’ 제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조건 없는 전작권 환수를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내 전작권 환수 의지를 밝힌 데 대해 방향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전작권 환수의 조건처럼 이야기되는 한미동맹 현대화 기조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이른바 흡수통일 정책 폐기와 헌법상 영토조항 개정, 국가보안법 폐지 등이 필요하다는 기존 진보당 입장도 재확인했다.
김 대표는 2028년 총선을 겨냥해 당의 지역 기반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는 “울산 북구와 동구처럼 진보당의 자체 경쟁력이 있는 지역구를 50곳 만들겠다”며 “2030 청년을 위한 당이 아니라 당 자체를 청년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청년층의 자산 격차 완화를 위한 ‘사회상속세’ 논의도 시작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간담회 말미에 “대안정당, 제3정당으로 우뚝 서겠다는 것은 단순히 세 번째 정당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며 “국민에게 선택지가 되는 다른 정당을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그들을 대변할 정치인은 사라지고 있다”며 “더 이상 소수정당에 갇혀 있는 모습이 아니라 기득권에 파열을 내는 강한 진보정당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