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3대 메가뱅크가 초고액 자산가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주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부유층의 금융자산이 빠르게 불어나자 은행·증권·신탁 서비스를 한데 묶어 자산관리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다. 대출 중심이었던 일본 은행권의 수익구조가 자산관리와 수수료 사업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은 2028년까지 초고액 자산가 영업 담당자를 현재의 두 배인 400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계열 은행과 신탁은행을 중심으로 인력을 늘리고, 증권사도 확충할 예정이다. 도쿄와 오사카에만 있던 전문 거점을 지방으로도 확대해 총 12곳으로 늘린다. 이를 통해 2028년도 고객 예탁자산을 2025년도 대비 20% 증가한 28조엔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올해 30억엔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초고액 자산가 담당 인력을 2024년도 대비 50% 늘릴 계획이다. 4월에는 산하 신탁은행에 오너 기업의 자산 관리를 담당하는 전문 조직도 신설했다. 미쓰비시 UFJ FG도 최근 고액 자산가 담당 직원을 23년도 대비 2배인 약 2500명 규모로 확충했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단순한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가 아니다. 기업 오너를 대상으로 인수·합병(M&A), 자본정책, 부동산 활용 등을 폭넓은 서비스를 일괄 제공한다. 고객 본인뿐만 아니라 회사 경영 및 일가 전체가 대상이 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자산 운용이나 상속 대책 등 개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가 중심이었던 부유층 대상 사업보다 규모가 더 크다.
건당 수수료가 높고 수익성도 크다. 장기적인 거래 관계를 통해 예금이나 운용 자산을 확보할 수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소유주 기업의 사업 매각을 지원하면 건당 수천만~수억 엔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나카지마 타츠 미쓰이스미토모 사장은 “은행·증권·신탁을 아우르는 통합 운영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겠다”며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수탁 자산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일본 부유층 시장의 급성장이 메가뱅크의 변신을 촉진하고 있다. 노무라 종합연구소에 따르면 금융자산을 5억엔 이상 보유한 국내 초부유층은 2023년에 약 12만 가구로, 2019년 대비 40% 증가했다. 전체 가구의 0.2%에 불과하지만 금융자산 규모는 135조 엔으로 전체의 10%에 달한다. 주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더해 상속으로 자산 규모가 불어난 영향이다.
다만 메가뱅크의 ‘슈퍼리치 쟁탈전’은 일본 내 자산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10억엔 이상의 정기예금 잔액은 3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65% 증가한 반면, 300만 엔 미만은 3% 감소했다. 일본 은행들은 그동안 폭넓은 계층으로부터 예금을 모아 대출로 돌려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경영의 주축이었다. 메가뱅크들이 일제히 초고액 자산가를 겨냥하는 움직임은 경제 격차 확대라는 일본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