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창공원 1000가구⋯개발 기대·공원 훼손 우려

정부의 '8·13 대책'에서 신규 주택 공급 부지로 발표된 경기도 남양주시 덕소농장 주변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8·13 대책에는 남양주 덕소농장 2만1700가구 공급 계획이 담겼다.
14일 찾은 남양주시 와부읍 고려대학교 덕소농장 일대는 사유지라 차량 진입이 제한돼 농경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도보로 이동해야 했다. 조성된 인도 위로는 풀이 무성하게 자라 길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고 그마저도 중간에 끊겨 있었다. 덕소농장에 푸른 숲과 농경지가 넓게 펼쳐졌고 농장 주변으로는 논과 밭이 이어졌다. 곳곳에 고려대 관계자들이 이용하는 연구시설이 눈에 띌 뿐이었다.

정부 발표 이후 주민들 사이에서는 토지 보상을 둘러싼 입장 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와부읍 주민 A 씨는 “이곳에서 30년을 살았는데 정부에서 갑자기 이곳을 개발하려고 한다”며 “보상금을 얼마를 준다고 해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와부읍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주민 B 씨는 “토지 보상 절차가 빠르게 진행됐으면 좋겠다”며 “땅이 수백 평 있었지만 팔지도, 개발하지도 못한 채 농사만 지으면서 살았는데 이제는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교통 인프라 문제도 주요 관심사로 꼽혔다. 대규모 공급을 계기로 교통망이 확충될 것이란 기대와 기존 인프라만으로는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함께 나왔다. 남양주시 와부읍 한 공인중개사는 "강남권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주로 자차에 의존하고 지하철도 사실상 경의중앙선이 유일한 상황"이라며 "대규모 주택 공급에 맞춰 교통망이 함께 확충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와부읍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C 씨는 “현재보다 훨씬 많은 인구가 유입되는 만큼 기존 교통망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도심역 앞 도로는 왕복 4차선인 데다 남양주시에서 강남으로 가는 도로는 출퇴근 시간 체증이 심해 인프라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양주시는 공동주택 조성에 앞서 교통망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원도심 재개발과 신규 주택 공급의 입주 시기가 겹치면 기존 교통망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선교통 후입주’를 원칙으로 내세울 방침”이라며 “아울러 교통·생활 기반시설과 사업 간 연계 방안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서구 염창공원 일대에서는 한낮에도 주민들이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쉬거나 산책로를 걸었고 곳곳에 설치된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오랜 기간 인근 주민들의 생활 속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었다.
공원을 따라 끝자락으로 이동하자 풍경이 달라졌다. 나무와 수풀이 우거진 공원 너머로 높게 솟은 암벽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 아래 평탄한 공간에는 화물차와 작업 차량, 굴착기 등이 줄지어 서 있었다. 정부가 이번에 주택 공급 부지로 지목한 염창공원 일대 5만㎡ 부지다. 2006년 민간 개발사업이 취소된 뒤 약 20년간 별다른 개발 없이 남아 있던 곳이다.
정부의 공급 계획이 알려지자 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주택 공급으로 현재의 공원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걱정했다. 강서구에 30년째 거주 중인 시민 D 씨는 "강서·양천구 쪽에는 공원이 많지 않아 산책하려면 산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주택 공급도 필요하겠지만 1000가구를 짓기 위해 지금의 공원 모습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면 아쉽다"고 토로했다.

반면 장기간 방치된 부지를 개발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염창동 인근 공인중개사는 "지역 개발 측면에서 바라보는 주민들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주택 공급을 지역 개발 호재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어 주민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나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장기간 활용되지 못한 이 부지에 청년 등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택 1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기존 염창공원과 연계한 개방형 녹지공간도 조성해 지역 주민과 입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생활권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강서구는 주택 공급으로 기존 공원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에 선을 그었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기존 염창공원을 훼손하는 방식이 아니라 올림픽대로변에 개방형 녹지를 조성해 염창공원과 연계하는 방향"이라며 "지역 주민과 입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택 유형과 관련해서는 "LH가 사업시행자를 맡지만 민간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진돼 임대주택과 일반분양 주택이 함께 공급될 예정"이라며 "다만 분양과 임대주택의 구체적인 비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