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기간 빼니 혼인기간 5년 안 돼…法 “배우자 분할연금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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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조소현 기자 sohyun@)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유지되지 않은 별거 기간 등을 제외한 혼인기간이 5년에 미치지 않으면 이혼한 배우자는 국민연금 분할연금을 받을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최근 윤모 씨가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연금액변경처분의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윤 씨는 1989년 1월부터 2015년 2월까지 국민연금에 가입해 2018년 2월부터 노령연금을 받아왔다. 윤 씨는 이모 씨와 1992년 6월 혼인했으나 2000년 2월 협의이혼했다.

이 씨는 2024년 4월 국민연금공단에 윤 씨의 노령연금에 대한 분할연금을 청구했다. 공단은 같은 해 6월 분할연금 산정에 포함되는 혼인기간을 83개월로 보고 두 사람의 연금분할 비율을 각각 50%로 정했다.

윤 씨는 이에 불복했다. 이 씨와 1995년께부터 별거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을 제외하면 혼인기간이 분할연금 수급요건인 5년에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국민연금법은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사람이 배우자와 이혼하고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배우자의 노령연금 일부를 분할해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혼인기간’에는 법률상 부부였더라도 별거·가출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은 포함되지 않는다.

국민연금심사위원회는 윤 씨의 주민등록이 말소됐던 1996년 3월 6일부터 같은 해 6월 14일까지는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다고 인정했지만 나머지 기간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심사 청구도 기각되자 윤 씨는 소송을 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행정법원 모습. (박진희 기자 jinhee12@)

법원은 윤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1995년께 별거를 시작했고 적어도 주민등록이 직권말소된 1996년 3월부터는 동거하거나 혼인관계를 유지했다고 볼 만한 교류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주민등록을 재등록한 이후 두 사람이 같은 주소에 주민등록을 둔 사실도 없었다.

별거 이후 자녀를 윤 씨가 양육했고 이 씨가 협의이혼 때까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이 씨가 시어머니를 통해 간헐적으로 자녀의 옷이나 생활용품을 전달했지만, 이 같은 사정만으로 자녀를 매개로 혼인의 실체가 유지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씨와 이 씨 사이에는 적어도 1996년 3월께 이후부터 협의이혼에 이르기까지 실질적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을 제외하면 이 씨가 국민연금법상 요구되는 5년의 혼인기간을 충족하지 못해 분할연금 수급권자 자격을 갖추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뤄진 공단의 분할연금 지급결정은 위법하다며 이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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