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소원·위헌법률 심판도 당사자성 등 제약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국민의힘이 권한쟁의 심판과 헌법소원·위헌법률 심판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다만 국회의원들이 제기할 수 있는 법적 대응은 절차상 한계가 뚜렷한 만큼, 법조계에서는 검사가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응으로 거론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소법 개정안에 대해 권한쟁의 심판과 헌법소원·위헌법률 심판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한쟁의 심판, 헌법소원, 개별 사안을 대상으로 한 위헌법률 심판 청구까지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시도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언급한 세 가지 절차 가운데 국회의원이 직접 제기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권한쟁의 심판뿐이다.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원이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가진 헌법기관으로서 권한쟁의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해왔다.
다만 이번 사안에서 국회의원이 제기하는 권한쟁의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과거 미디어법 권한쟁의 사건 등에서는 이른바 ‘날치기 통과’ 등 입법 절차상 하자가 쟁점이 됐지만, 이번 개정안은 필리버스터를 거쳐 국회법상 절차에 따라 처리된 만큼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 헌법연구관 출신 변호사는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인 만큼 권한쟁의를 청구할 수는 있지만, 이번 개정안으로 국회의원의 권한이 침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심의·표결권 침해를 주장하려면 입법 절차상 하자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 사안은 그런 경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헌법소원은 국민의힘이나 국회의원이 직접 제기하기 어렵다. 헌법소원은 공권력 행사로 자신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받은 사람이 청구하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법 시행 이후 구체적인 사건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로 권리 침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피의자나 피해자 등이 청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헌법소원은 실제 사건 당사자가 청구해야 할 것”이라며 “검사의 판단을 받지 못하게 된 점이나 적법절차 침해 등을 이유로 기본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언급한 위헌법률 심판 역시 국회의원이 헌재에 직접 청구하는 절차는 아니다. 위헌법률 심판은 법원에 계속 중인 구체적 사건에서 해당 법률이 재판의 전제가 될 경우 법원이 헌재에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해야 심리가 시작된다. 법원이 당사자의 위헌법률 심판 제청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당사자는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이 역시 구체적 사건의 당사자여야 가능하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위헌법률 심판은 법 시행 이후 구체적 사건이 전제돼야 가능한 절차”라며 “현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사가 직접 권한쟁의 심판을 제기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차 교수는 “형소법 개정안으로 검사의 헌법상 영장청구권 침해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부연했고, 한 교수도 “검사가 권한쟁의를 제기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고 가능성도 가장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까지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직접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결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