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두근거림, 심정지·돌연사 위험까지 [e건강~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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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철에는 온열질환뿐 아니라 심뇌혈관질환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도 함께 증가한다. 특히 부정맥은 더위와 탈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질환 중 하나로, 평소 심장질환이 있거나 고혈압·심부전을 앓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부정맥은 심장이 정상적인 리듬을 유지하지 못하고 너무 빠르거나 느리게 또는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이다. 심방세동처럼 비교적 흔한 부정맥부터 심실빈맥, 심실세동과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특히 심실세동은 심장이 정상적으로 혈액을 내보내지 못해 심정지와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는 가장 위험한 부정맥이다.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부정맥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21년 44만2959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52만7850명으로 집계됐다. 부정맥은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젊은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선천적인 유전 질환이나 심근경색, 심근병증, 판막질환 같은 심장질환 외에도 만성 스트레스, 수면 부족, 과도한 카페인과 에너지음료 섭취, 과음, 흡연 등이 자율신경계와 심장의 전기 신호에 영향을 주면서 부정맥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부정맥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는 느낌이지만,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흉통, 피로감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갑자기 의식을 잃는 실신은 심장성 부정맥의 중요한 경고 신호일 수 있다. 운동 중이나 누워 있다가 특별한 이유 없이 실신했거나, 실신 직전 심한 두근거림이나 흉통이 있었던 경우, 가족 중 젊은 나이에 돌연사를 경험한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적인 심장 검사가 필요하다.

폭염이 부정맥 위험을 높이는 가장 큰 이유는 탈수다. 더운 날씨에 많은 땀을 흘리면 혈액 속 수분이 감소하면서 혈액량이 줄고 혈압이 떨어질 수 있다. 이를 보상하기 위해 심장은 더 빠르게 뛰게 되고 자율신경계의 균형도 흔들리면서 심장의 전기 신호가 불안정해진다. 이 과정에서 심방세동이나 빈맥 같은 부정맥이 발생하거나 기존 부정맥이 악화될 수 있다. 이뇨제를 복용하거나 고령인 환자는 탈수가 더 쉽게 진행되는 만큼 여름철 수분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부정맥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이 나타나는 순간의 심전도를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정맥은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 심전도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피부에 부착하는 패치형 심전도 검사를 통해 1~2주 동안 심장 리듬을 기록하거나, 증상이 드물게 나타나는 환자는 피부 아래 삽입하는 삽입형 루프기록계를 이용해 수년간 심전도를 모니터링하며 원인을 찾기도 한다. 필요에 따라 심장초음파, 심장 자기공명영상(MRI), 운동부하검사, 유전자 검사 등을 함께 시행해 원인을 확인한다.

치료는 부정맥의 종류와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심박수가 지나치게 느려 실신을 반복하는 서맥성 부정맥은 인공심박동기 삽입으로 정상 박동을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심실세동이나 심실빈맥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악성 부정맥은 체내삽입형 제세동기(ICD)를 삽입해 위험한 부정맥이 발생하는 즉시 전기충격으로 정상 리듬을 회복하도록 치료한다. 심방세동은 약물치료와 함께 고주파절제술이나 냉각풍선절제술을 시행하며, 최근에는 심장 조직만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펄스장절제술(PFA)이 도입되면서 주변 조직 손상을 줄이고 시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폭염 속 부정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갈증을 느끼기 전에 충분히 물을 마시고, 카페인 음료와 과도한 음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

최영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운동은 기온이 낮은 아침이나 저녁 시간대에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시행하고, 실내외 급격한 온도차도 줄여야 한다”라며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환자는 혈압과 맥박을 규칙적으로 확인하고 약을 임의로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최 교수는 “부정맥은 단순한 두근거림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심정지와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라며 “특히 폭염으로 탈수와 자율신경계 변화가 심해지는 여름철에는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반복되는 두근거림이나 실신, 흉통, 호흡곤란이 나타난다면 신속하게 전문 진료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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