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정비사업에서 용적률을 높여주는 대가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의 낮은 인수가격이 사업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 재개발 의무임대주택보다 낮은 건축비 기준이 적용되고 부속 토지는 무상으로 넘겨야 하지만 가격 기준을 개선하는 법안은 5개월 넘게 국회에 묶여 있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8월 대표발의한 도시정비법 개정안의 관련 내용은 올해 2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대안에 반영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아직 본회의에서 의결되지 않았다.
이 개정안은 용적률 완화로 공급하는 주택의 가격을 기본형건축비의 50% 이상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에 따라 산정하고 일정 금액을 가산할 수 있도록 했다.
재개발사업에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은 크게 두 종류다. 하나는 법에서 정한 의무 비율에 따라 짓는 임대주택이고 다른 하나는 용적률을 높여 집을 더 지을 수 있게 해주는 대신 추가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법정 의무임대주택은 건물값으로 기본형건축비의 80%를 적용한다. 부속 토지는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일을 기준으로 둘 이상의 감정평가법인이 평가한 금액의 평균값으로 보상한다.
반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 짓는 임대주택은 가격 산정 방식이 다르다. 조합이 당초 정비계획보다 용적률을 높여 추가로 지을 수 있게 된 주택 가운데 일부를 국민주택규모 주택으로 만들어 공공에 넘기는 구조다.
예를 들어 용적률이 200%에서 300%로 높아졌다면 전체 300%가 아니라 새로 늘어난 100%포인트를 기준으로 공공에 공급할 물량을 정한다. 공공이 이 주택을 장기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면 조합은 원칙적으로 건물값인 공공건설임대주택 표준건축비만 받는다. 부속 토지는 별도 보상 없이 기부채납한 것으로 처리된다. 같은 재개발 임대주택이어도 법정 의무 물량은 건물값과 토지비를 받는 반면, 용적률 상향분은 원칙적으로 표준건축비만 받고 토지를 무상으로 넘기는 셈이다.
정비업계에서는 공공 인수가격이 실제 건설비에 미치지 못해 조합이 부족분을 떠안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현석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재개발 추진조합장은 14일 국토부 토론회에서 조합이 산정한 원가를 기준으로 공공의 매입가격이 실제 투입비보다 가구당 1억5000만~2억원가량 낮다고 주장했다.
용적률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일부 지역주택조합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된다. 서울시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사업은 민간사업자가 상향 용적률을 적용해 건설하는 주택의 50%를 표준건축비로 매입하고 부속 토지는 기부채납받는다. 이 기준은 도시정비법상 도시정비형 재개발뿐 아니라 주택법에 따라 사업승인을 받은 지주택에도 적용된다.
서울 동작구 사당3동 지역주택조합 사업에는 공공임대주택 126가구가 포함돼 있다. 김슬기 조합장은 지난달 국회 전자청원에 지주택 임대주택의 매각가격도 기본형건축비의 80%로 높여달라고 요구했다.
전문가들도 공공기여의 취지는 인정하되 최근의 비용 상승을 고려해 인수가격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용적률 인센티브에 상응하는 공공기여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해야 하지만 현행 방식은 사업 주체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최근 공사비와 토지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일정 부분 비용을 보전할 필요가 있고 인수가격을 현실화해야 사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