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막고자 AI·로봇 도입 서두르는 철강업계…노조 반발 위험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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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확산…철강업계 '안전과 고용' 시험대
안전 강화 위한 AI 도입…직무 재편 논란 불씨도
금속노조·현대차 노조 등은 이미 로봇 확산 반발 중

▲현대제철의 4족 보행로봇 '스팟'이 현장에서 가스 밸브 개폐를 조작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제철)

국내 철강업계가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AI와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고온·가스·중량물 취급 등 위험 공정에서 작업자의 직접 노출을 줄이는 것이 핵심 목적이지만, 향후 자동화가 인력 운영 방식까지 바꿀 경우 노사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세아제강 등 주요 철강사들은 위험 작업을 중심으로 AI와 로봇, 무인 자동화 설비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산업재해 예방 필요성이 더욱 커진 데다,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피지컬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관련 투자가 본격화하는 흐름과 맞물린 영향이다.

현대제철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로봇 ‘스팟’을 당진제철소에 투입해 산소가스 밸브 개폐와 위험지역 일상 점검 등 사람이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작업의 대체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또한, 현대제철은 최근 당진 제철소에서 뜨겁게 달궈진 금속 코일 끝부분을 로봇이 자르는 ‘로봇 코일 트리밍 시스템’을 도입해 가동한 상태다. 이전까진 숙련된 작업자들이 교대로 수동으로 잘라내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페르소나 AI가 개발중인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모형 이미지. (사진제공=포스코DX)

포스코는 지난 2월 미국 로봇기업 페르소나AI와 제철소 철강재 코일 물류 작업에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적용하기 위한 사업 검증에 착수했다. 포스코DX와 포스코기술투자도 로봇 시스템 구축과 현장 검증에 참여하고 있다.

이 실증은 무게 20∼40t에 이르는 압연 코일을 하역하는 과정에서 크레인 벨트를 코일에 체결하는 고위험·반복 작업을 휴머노이드 로봇과 작업자가 협업해 수행하는 것이 골자다. 포스코는 향후 제철소 내에서 로봇 적용이 가능한 작업을 추가 발굴하고 현장 적용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세아제강은 보행 로봇은 아니지만, 포항공장 스마트팩토리 전환 과정에서 열처리로 제어 무인화와 머신비전 기반 품질검사, 자동 측정·분석 시스템 등 AI 기반 자동화 설비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업자의 수작업 검사 부담을 줄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AI와 로봇이 작업자의 위험 노출을 줄이고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온 작업이나 중량물 취급, 밀폐 공간 점검 등 사고 위험이 큰 공정을 자동화하면 산업재해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생산 현장 전반으로 자동화가 확산할 경우 기존 직무 축소와 인력 재배치, 신규 채용 감소 등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올해 임금·단체협상 공동 요구안에 ‘AI 도입 시 고용·인권 보호’를 포함하고 AI와 로봇 도입 과정에서 노동자의 고용 안정과 노동조건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미 일부 노조가 노사 합의 없는 AI 로봇 도입에 반대하거나 로봇을 도입하더라도 총고용을 보장하는 내용을 단체협약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철강업계 노조는 아직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AI와 로봇 도입이 인력 감축이나 직무 통폐합으로 이어질 경우 유사한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와 로봇은 위험 작업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기술 도입의 성패는 현장 수용성과 노사 간 신뢰 확보에 달려 있다"며 "안전과 생산성, 고용 안정을 함께 확보하는 방안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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