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I-GDP 간 격차 11.9%p로 확대⋯한은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견고한 성장세 속 '백투백(연속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 수면 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서 GDP와 함께 주목해서 봐야 할 또 하나의 지표는 실질 국내총소득(GDI, Gross Domestic Income)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수 차례에 걸쳐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는 GDI는 교역조건까지 반영한 실질 구매력을 보여준다. 2분기 GDI 성장률(전년 대비)이 반도체 호조를 발판으로 38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강한 성장세 속 한은의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가 강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은이 23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2분기 GDI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3.6%, 전년 대비 15.6%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GDI 성장률은 1분기 8.7%에서 2분기 3.6%로 둔화했지만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13.2%에서 15.6%로 상승폭이 커졌다. 중기적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전년 대비 GDI 성장률은 1988년 1분기(16.4%) 이후 38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GDP와 GDI는 비슷해보이지만 서로 다른 의미를 나타낸다. 우리 경제가 수출 등을 위해 얼마나 생산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GDP라면, GDI는 이를 통해 얼마나 벌어들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실제 국민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이 확대됐거나 혹은 감소했는지를 볼 수 있는 것이다.
한은은 반도체발 수출가격 강세가 교역조건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실질 소비 구매력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원유를 중심으로 수입가격이 올랐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가격이 더 큰 폭으로 뛰었다"라며 "특히 이번 GDI 성장률은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해 수입금액이 증가했음에도 나타난 결과"라고 강조했다.
강력한 GDI 성장세 속 GDP와의 격차도 커졌다. 1분기 이미 9%p대의 높은 격차가 확인됐으나 2분기에는 11.9%p로 확대된 것이다. 이는 한은 통계 편제가 시작된 1960년대 이후 역대 최대폭이다.
이 국장은 "과거 100원짜리 수출품을 100개 생산해 (1만원의)소득이 발생했다면 현재는 똑같은 품목의 개당 가격이 200원이 돼 수출액이 2만원으로 뛰고 이로 인해 소득이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신 총재는 두 지표 간 격차 확대에 대해 "성장률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점에 무게가 실리는 지표"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은과 정부는 이날 발표된 GDI 성장세에 따른 내수 호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 국장은 "기업 투자 여력과 가계 구매력이 확충되는 효과로 내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 역시 "강력한 성장모멘텀이 지속됐다"면서 "실질 GDI 성장은 향후 내수 회복을 뒷받침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GDI 등 주요 성장지표가 당초 전망치를 크게 웃돈 데다 연 3%대 성장률 달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한은이 8월에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강한 성장률을 근거로 선제적 긴축을 단행, 물가 상방압력에 대응할 것이란 시각이다. 앞서 신 총재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면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좌우할 핵심 지표로 GDP와 GDI 성장세, 7월 물가상승률 등을 꼽았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강력한 반도체 수출가격은 교역조건 개선을 통해 GDI 뿐 아니라 명목 GDP, 물가지표인 GDP 디플레이터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견조한 2분기 GDP와 GDI를 기반으로 내달 27일 열릴 금통위에서 0.25%p의 연속적인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