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계와 업계, 시민이 한자리에 모여 부동산 정책의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였던 만큼 기대가 컸다. 치솟는 수도권 집값과 전월세난 등 불안한 주거 환경 속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 대책의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현장은 기대와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비아파트 금융 규제 완화, 재건축·재개발 규제 개선, 공공임대 확대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지만 서로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나 조율 과정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참석자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각자의 요구를 전달하는 데 그쳤고 제기된 의견을 어떻게 정책에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정부의 답변도 확인하기 어려웠다.
‘토론(討論)’은 서로 다른 의견이 부딪히고 조정되는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아가는 절차다. 각자의 주장을 전달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조율하며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는 ‘경청’에만 방점이 찍혔다.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데서 나아가 무엇을 수용하고 어떤 방식으로 정책에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각자의 민원을 전달하는 자리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현장에서 나온 제안들이 의미 없었던 것은 아니다. 참석자들이 제기한 문제들은 현재 주택 시장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과제들과 맞닿아 있었다. 공급을 가로막는 제도적 한계와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논의 자체는 의미가 있었다.
다만 청년과 신혼부부들이 내 집 마련의 마지막 기회로 바라봤던 서울 외곽 지역마저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75주 연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경청이 아니다.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아내고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답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