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환율 속 양극화·중소기업·내수 대책 부재 아쉬움

정부가 올해를 경제 대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345 경제 비전'을 제시했다. 목표 달성 가능성과 정책 로드맵의 명확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적극적인 성장 정책과 반도체 수출 호조를 들어 실현 가능한 목표로 평가했으나 다른 편에서는 타임라인 부재와 인구·자본 한계 등의 이유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맞섰다. 아울러 지나친 반도체 편중으로 기존 주력 제조업이 소외되고 고물가·고환율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위한 지원책이 미흡하다는 아쉬움도 함께 제기됐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의 판도 깔아주고 마중물을 넣어줄 테니 감세나 규제 완화를 요구하기보다는 투자를 대규모로 해달라는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처음 내놨던 '진짜 성장'에 부합하는 적극적인 성장전략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과거 고도성장기에 정부가 했던 산업정책에 가까운 정책으로 성장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올해가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하겠다는 건 조금 뜬금없긴 하다"며 "정부의 정책 방향을 종합해서 내놓은 건 좋지만, 단기과제와 중장기 과제를 분리하지 않고 타임라인도 명확하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정책 방향을 종합적으로 발표한 건 좋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가 초 혁신 경제를 지원하고 구조적 개혁을 추진해 이재명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30년까지 '잠재성장률 3%'를 달성하겠다고 내놓은 목표는 전문가마다 평가가 엇갈린다.
강 교수는 "민간단체에서도 3%를 예상한다"며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이 예상대로 잘되고 있는 데다 수출도 잘되고 있어서 성장률은 최소 2% 후반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가 물가 상승 없이 성장하는 건데 기본적으로 인구가 늘고 그만큼 자본축적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3%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올해도 한정해서 얘기하면 도전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반도체 수출 성장세 지속하고 미·이란 전쟁이 마무리 수순으로 간다면 가능성도 있겠지만 여전히 전쟁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고 에너지 가격이 불안한 요인도 있어 다소 낙관적인 목표"라며 "올해는 2.8%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한 것에 대해선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관표 충남대 국가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비반도체 제조업이 우선순위에서 너무 밀린다는 느낌이 든다. 한국은 대만과 다르게 반도체만으로 성장한 국가가 아니다.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에 2차전지, 바이오도 있다. 지금은 주춤하지만, 모두 과거에 한국 제조업을 이끌었던 산업이다. 지금을 제조업 부흥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이 시기에 기존 주력산업들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면 한국은 반도체를 필두로 제조업 강국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지만, 주식시장을 비롯해 정부 정책이 모두 반도체만 바라보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너무 중요한 시기를 놓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 교수는 "전문가들 사이에선 반도체 호황이 향후 2~3년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엔디비아에서 다른 기업으로 주도권이 넘어갈 때 투자를 잘해야 하는 반도체 호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고환율 상황에서 내수 진작이나 중소기업을 위한 경제성장전략이 없다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 교수는 "구조조정에 빠진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은 보이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양극화 현상은 분명히 존재해서 구조조정에 대한 대책은 필요하다"며 "이번에는 성장전략에 초점을 맞춰 담았다고 하면 다음에 구조조정에 대한 지원책을 한 번 더 정리해서 발표하는 시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강 교수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빠진 것 같다"며 "K-양극화의 문제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그리고 이들에 대한 복지가 잘 드러나 있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