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ㆍ내수ㆍ공급망’ 무기로⋯中, 첨단산업 ‘선도자’ 질주 [비상등 켜진 韓 산업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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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국 산업 턱밑까지 추격

中, 막대한 보조금ㆍ세혜택 제공
자원 무기화로 산업 자립 사활
글로벌 핵심인재까지 끌어모아
韓, 혁신ㆍ정부 R&D 재분배 시급

중국이 맹렬한 속도로 한국을 따라잡고 추월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 주도의 막대한 자본 투입, 거대한 내수 시장을 활용한 빠른 상용화, 독자적인 공급망 생태계 구축이라는 ‘3박자’가 맞물려 있다. 정부와 기업이 장기 전략 아래 연구개발(R&D)과 산업 생태계를 집중 육성하면서 중국은 ‘패스트 팔로어(추격자)’를 넘어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도약했다는 평가다.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 기술 굴기의 가장 큰 원동력은 국가 주도의 강력한 산업 육성 정책과 천문학적인 자금 투입이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를 비롯한 중장기 국가 전략을 통해 반도체, AI, 우주항공, 지능형 로봇 등 첨단 기술 분야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왔다.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통해 자국 기업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했으며, 이는 초기 기술 격차를 단숨에 좁히는 핵심 동력이 됐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이 추월당한 ‘차세대 반도체’, ‘자율주행차’, ‘차세대 항공’ 등의 분야가 바로 중국 정부가 사활을 걸고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대표적인 전략 산업들이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초대형 테스트베드(시험대)’로 활용한 점도 중국의 강점으로 꼽힌다. 자율주행, 디지털 헬스케어 등 신산업은 기술 개발 못지않게 현장에 적용하고 데이터를 축적해 기술을 고도화하는 상용화 과정이 필수적이다.

중국은 14억 명이 넘는 인구와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 환경을 바탕으로 신기술을 빠르게 시장에 적용했다. 방대한 실증 데이터는 다시 기술 진보를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헬스케어와 맞춤형 바이오 진단·치료 분야에서 한국을 앞서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나아가 원자재부터 완제품에 이르는 ‘독자적인 공급망 생태계’ 내재화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을 앞서는 ‘금속재료’, ‘탄소소재’ 등은 첨단 산업의 뿌리가 되는 핵심 소재 분야다. 중국은 희토류 등 자원 무기화를 넘어 소재·부품 기술력까지 자체적으로 끌어올리며 산업 자립도를 극대화했다. 여기에 공격적인 대우로 글로벌 핵심 기술 인력을 적극 유치하며 단기간에 기술 도약을 이뤄낸 결과가 이번 성적표로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에서 한국이 살아남을 유일한 해법은 압도적인 기술 혁신과 정부의 전략적인 R&D 투자의 효율적 재배분뿐이라고 지적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현재의 구조적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R&D 예산을 신기술 개발과 연계해 더욱 효율적으로 재배분해야 한다”며 “정부가 직접적인 투자로 시장에 개입하기보다는 고도화된 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친환경·첨단 산업 입지를 선제적으로 조성해 주는 간접 정책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술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국내 물가 및 환율을 안정시키고, 임금 상승률 안정과 노사 관계 개선을 통해 우리 기업의 근본적인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돕는 전방위적 생태계 관리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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