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의존도 줄이는 中기업⋯AI 예산 46% 국산에 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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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AI 반도체 도입 전략 확대
AI 인프라 지출⋯올해 예산 초과

▲5월 중국 톈진에서 열린 세계 지능 엑스포에서 유니트리로보틱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복싱을 하고 있다. (톈진(중국)/신화연합뉴스)

중국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미국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산 AI 반도체 도입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미국 기술 대체’ 전략이 AI 인프라 시장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기업 경영진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AI 관련 예산의 46%를 중국산 제품에 배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현재 30% 수준에서 크게 늘어난 비율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이번 조사는 중국 소프트웨어 및 금융, 제조, 소매기업 임원 6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응답자의 80%는 올해 전체 인프라 지출이 애초 예산을 초과하고 있다고 답했다. 예산 초과 원인으로는 AI 관련 프로젝트 비용 증가가 꼽혔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국산 AI 반도체로 외국산 제품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화웨이와 하이곤 같은 중국 현지 제조업체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AI 인프라 전환 흐름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볼 기업으로는 △텐센트홀딩스 △알리바바그룹홀딩스 △화웨이테크놀로지스 등이 꼽힌다. 이들 기업은 중국 내 최대 AI 인프라 구축 업체이자 주요 공급 업체로 평가된다. 하이곤인포메이션테크놀로지스와 캠브리콘테크놀로지스가 생산한 AI 가속기도 주요 대체 후보로 거론됐다.

엔비디아 제품은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높은 선호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수출 규제와 중국 당국의 자국산 사용 장려 정책이 맞물리면서 시장 점유율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정부가 기술 기업들에 사용 자제를 촉구한 엔비디아 H20 칩은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 틈을 중국 현지 업체들이 파고들고 있다.

중국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전국 데이터센터 구축에 약 2조 위안(약 294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의료, 도시 관리, 산업 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국가 주도 프로젝트다. 블룸버그뉴스는 이 계획에서 반도체 등 핵심 기술의 최소 80%를 중국 기업이 공급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중국 AI 반도체 산업의 성장에는 제약도 있다. 전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부족이 중국 기업들의 생산 확대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병목 현상은 단순한 연산용 반도체에서 빠른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고대역폭 메모리, 즉 HBM 확보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의 성장 속도는 제한될 수 있는 반면,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는 수혜를 볼 가능성이 제기된다.

AI 패권을 둘러싼 미·중 경쟁이 격화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선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엔비디아가 여전히 강력한 기술 우위를 갖고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성능’ 못지않게 ‘공급 안정성’과 ‘정책 부합성’이 중요한 구매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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