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400억원 긴급 지원 나섰지만 '도미노 피해' 차단 역부족 우려

서울회생법원의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 결정에 피해 중소상공인들은 망연자실했다. 회생 절차를 통한 영업 정상화와 대금 지급에 걸었던 실낱같은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홈플러스 협락사들에 44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 투입을 결정해지만, 사태의 충격이 협렵업체의 근로자 및 거래처로까지 이어지며 연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정준영 법원장)는 3일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를 결정했다. 작년 3월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 1년 4개월 만이다. 법원은 홈플러스가 지난달 30일 제출한 수정회생계획 변경안을 이행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홈플러스는 126개였던 점포 수를 67개로 절반 가까이 줄이는 등 사업 재편 내용을 계획안에 담았지만 법원이 요구한 2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법원은 14일 안에 자금을 조달해 즉시항고 하면 회생 절차를 다시 밟을 수 있도록 단서 조항을 달았지만 이번 결정이 바뀔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파산이 현실화할 경우 홈플러스 입점 및 납품업체로의 피해 확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협력사는 4603곳으로, 약 47%는 매출의 절반 이상이 홈플러스에서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홈플러스 매장에 입점한 8000여 소상공인 점포도 절망스럽긴 마찬가지다.
B기업 관계자는 "우리도 문제지만 홈플러스를 믿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생산을 맡아 납품을 지속해온 업체의 도미노 피해가 우려된다"고 했다. A기업 대표도 "홈플러스도 문제지만 납품업체들이 더 큰 문제"라며 "업체들은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단위로 물건을 넣어 온 만큼 생존이 걸려 있다"고 호소했다.
피해 범위가 중소 협력업체를 넘어 거래처와 근로자로까지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대금정산 지연을 겪는 홈플러스 납품 중소상공인 150개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수천, 수억원의 정산 지연으로 자금이 묶인 협력업체들은 하도급 대금 및 인건비 지급 지연, 필수 운영자금 부족, 대출 상환 부담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중소 협력업체들은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을 담보로 한 대주단(메리츠 등) 자금 지원과 우선 정산(95.3%) △정부의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및 저금리 특례 대출 확대(44.0%) △납품대금 제3자 예치 의무화 등 결제시스템 강화(39.3%) 등의 대책 필요성을 지목해 왔다.
정부는 중소 협력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 급한 불을 끄기 위해 44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 지원을 결정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긴급경영안정자금 900억원,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특례보증 3500억원이다.
소상공인 업계에선 이번 충격이 오프라인 기반의 소상공인 유통망 전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본부장은 "홈플러스가 무너지면 거래 중기업, 소기업이 무너지고 그 밑단에 있는 소상공인까지 흔들릴 수 있어 직간접적인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며 "오프라인 시장을 기반으로 한 소상공인 시장 전체가 침체할 가능성도 있어 재정 투입을 통한 금융 지원과 세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