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발주 17조9000억원 중 하반기 물량 집중
3기 신도시 본청약 본격화 속 지연 만회 과제

장기간 이어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공백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공공주택 공급 정상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공사·용역 발주 물량의 상당 부분이 하반기에 몰려 있고 3기 신도시 사업도 본청약과 착공 단계로 접어드는 만큼 새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공급 지연을 만회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관가에 따르면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최근 신임 LH 사장 후보를 3명으로 압축했다. 후보군에는 이성훈 대통령실 국토교통비서관을 비롯해 전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수석전문위원, 전 LH 이사회 의장이 포함됐다. 최종 임명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이뤄질 예정이다.
최종 후보 가운데 가장 유력한 인물은 이 비서관으로 알려졌다. 이 비서관은 국토교통부 부동산개발정책과장과 경기도 건설국장 등을 지내며 공공주택과 개발정책을 두루 경험했다. 2021년에는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근무한 이력도 있다. 임명될 경우 2016년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 이후 약 10년 만의 국토부 출신 LH 사장이 된다.
새 사장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을 차질 없이 실행하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 발표한 9·7 공급대책을 통해 LH의 공공 시행 기능을 강화하고 공공 주도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LH는 3기 신도시를 비롯한 공공주택 공급과 택지 조성, 공공분양·공공임대 사업 등을 맡는 핵심 시행기관이다. 정부가 공급 확대를 집값 안정의 핵심 해법으로 제시한 만큼 정책의 성패 역시 LH의 사업 추진 속도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H의 올해 사업 계획도 새 수장의 역할을 더욱 중요하게 만든다. LH는 올해 총 17조9000억원 규모의 공사·용역 발주를 추진한다. 이 가운데 12조8000억원(71%)을 수도권과 3기 신도시에 배정해 정부 공급 확대 정책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발주 물량의 약 72%가 하반기에 집중돼 있으며 3분기에만 9조3000억원 규모의 발주가 예정돼 있다. 새 사장은 취임 직후 대규모 발주를 차질 없이 집행하는 것은 물론 후속 착공과 공정 관리까지 함께 챙겨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3기 신도시 사업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도 새 사장의 숙제다. 정부는 올해 인천계양과 남양주왕숙, 남양주왕숙2, 고양창릉 등을 중심으로 본청약을 본격화하고 약 1만8200가구 착공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실제 사업 현장에서는 공공주택 건설 단계의 일정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인천계양과 남양주왕숙 일부 블록은 지반 보강과 지장물 철거 등의 영향으로 사업기간이 최대 19개월 연장됐고 고양창릉 일부 블록도 입주 일정이 15개월가량 늦춰졌다. 하남교산은 문화재 발굴 조사, 부천대장은 공사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사업비 조정이 이뤄지는 등 주요 사업지마다 변수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본청약이 본격화하며 공급이 현실화 단계에 들어섰지만 실제 입주 시점을 좌우하는 건설 단계에서는 사업기간 연장과 사업비 증액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공사비 상승과 건설현장 안전관리 강화, 자재 수급 여건 변화 등 공급 속도에 영향을 미칠 변수도 적지 않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새 사장의 첫 과제는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지연됐던 사업들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공급 부족이 누적된 상황인 만큼 공공주택 공급과 3기 신도시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해 시장의 공급 속도를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