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 받는 금·은·코인… 반도체 쏠림에 투자자 관심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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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7%·은 50% 하락…비트코인도 6만 달러선 붕괴
금리 인상 우려·달러 강세에 대체자산 투자심리 위축

▲여의도 증권가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금과 은, 가상자산 등 대체 투자자산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쪽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약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에서 금 1g당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0.94% 내린 19만9860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기록한 26만9810원과 비교하면 27%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은 가격도 큰 폭으로 밀렸다.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58.6달러로 올해 1월 말 기록한 고점 121.8달러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내려왔다. 금과 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부진하다. 금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 ETF는 2만7405원으로 올해 고점 3만7890원 대비 27%가량 떨어졌다. 금·은 선물을 담은 ETF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KODEX 골드선물(H)은 최근 한 달간 12.18% 하락했다. 같은 기간 TIGER 골드선물(H)은 12.13%, TIGER금은선물(H)은 13.67% 내렸다. 은 관련 상품인 KODEX 은선물과 1Q 은액티브도 각각 22.60%, 19.56% 하락했다.

가상자산 시장도 위축됐다. 비트코인은 6만달러를 밑돌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5만9561달러로 지난달 고점인 7만4256달러와 비교해 19%가량 하락했다. 지난해 금, 은, 주식, 가상자산 등이 함께 오르던 ‘에브리싱 랠리’ 흐름이 주춤해진 셈이다. 주요 대체자산 가격이 동반 약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금리 인상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 물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금과 은은 이자가 붙지 않는 자산인 만큼 금리 상승기에는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낮아진다.

달러 강세도 부담 요인이다. 연준의 긴축 리스크가 부각되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달러로 표시되는 원자재 가격에는 하방 압력이 커진다.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에 대한 경계감이 자산 가격과 원자재 가격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글로벌 유동성이 일부 성장 산업으로 쏠리는 점도 대체자산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인공지능(AI) 기업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스페이스X 상장 기대, 하이퍼스케일러의 대규모 자금조달 등으로 자금이 미국 주요 AI·기술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투자 외 영역의 자금 유입이 상대적으로 부진해지면서 주식시장을 제외한 일부 자산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자산 가격이 다시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제도권 편입 기대가 남아 있고, 금은 각국 중앙은행의 꾸준한 매입 수요가 중장기 가격을 지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상자산 규제법안인 클래리티법의 연내 통과 가능성이 다시 높아지거나 달러 약세, 미국 재정건전성 우려가 불거지면 금이나 비트코인이 대체 가치저장 수단으로 다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AI 과열론이 제기된 상황에서 금, 은, 비트코인 등 주요 자산 가격이 동반 급락한 점은 자산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면서도 “유동성 축소 현상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미 연준 등 일부 중앙은행의 긴축 리스크가 강화된 것은 분명하지만 하반기 긴축 기조가 추세적으로 유지되거나 강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인플레이션 (물가상승 폭)축소 국면으로의 전환과 함께 자산시장 모멘텀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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