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딜 감소해도 시장은 굴러간다"…중소·중견기업 상장 수요 주목
성장산업 발굴·프리IPO 투자 확대…향후 시장 이끌 기업에 베팅

미래에셋증권이 기업금융, 인수금융, 인수합병(M&A) 자문을 아우르는 종합 투자은행(IB)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 성주완 미래에셋증권 IB1부문 대표(부사장)는 단순한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을 우선하는 전략 아래 각 사업부문의 협업을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성 부사장은 최근 이투데이와 만나 "리그테이블 순위를 올리기 위해 수익성을 희생하는 전략은 지양한다"며 "수익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성 부사장은 지난해 말 IPO본부장에서 IB1부문 대표로 승진했다. 기업공개(IPO) 업무에 집중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기업금융, 투자금융, M&A 자문 등 미래에셋증권 핵심 IB 사업 전반을 총괄하게 됐다.
그는 "IB1부문에는 IPO뿐 아니라 기업금융 1·2본부, 투자금융본부, 인수합병(M&A) 자문 조직까지 포함된다"며 "고객이 IPO만 원하는 경우는 드물고 회사채 발행이나 인수금융, 인수합병 등 다양한 수요를 동시에 제기하기 때문에 사업부 간 협업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기업금융 조직이 최전선에서 고객을 접촉한 뒤 IPO, 주식발행시장(ECM), 채권발행시장(DCM), 인수금융, M&A 자문 수요를 파악하고 적합한 조직으로 연결하는 체계를 운영 중이다. 특정 딜을 계기로 여러 사업부문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다. 성 부사장은 "특별한 협업 사례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딜이 그런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대기업 그룹사의 경우 IPO, 회사채, 인수금융 등 다양한 수요가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에 본부 간 소통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IPO 시장을 둘러싼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중복상장 규제다.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모회사와 자회사 동시 상장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면서 대형 딜 감소 우려도 커졌다. 다만, 성 부사장은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 가운데 모회사가 이미 상장된 사례 비중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며 "IPO 시장 전체가 위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물론 대형 딜 감소 가능성은 인정했다. 모회사 상장 구조를 가진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성 부사장은 "공모 규모 측면에서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대형 IPO 건수가 감소하면 전체 공모 금액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건수 기준 시장 흐름은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중소·중견기업 상장 수요가 꾸준한 데다 수요예측 결과도 양호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최근 상장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공모가를 크게 밑돌지 않으면서 수요예측도 안정적으로 이뤄진다"며 "정부의 모험자본 활성화 정책도 상장 수요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딜 중심으로 움직이는 하우스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을 함께 커버하는 증권사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IPO 주관뿐 아니라 프리IPO 투자까지 병행하며 다양한 기업군을 확보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인가를 받으면서 모험자본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그러나, 성 부사장은 IMA와 기존 IB 투자 활동을 구분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IB 조직이 진행하는 투자와 IMA, 발행어음 사업은 성격이 다르다"며 "IB는 기존처럼 성장기업 발굴과 프리IPO 투자 중심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 차원에서 모험자본 공급 규모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부 정책 방향과 발행어음, IMA 사업 확대가 맞물려 자금 공급 여력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망 기업을 선별하는 기준으로는 업종 경쟁력을 꼽았다. 성 부사장은 "향후 2~5년 동안 시장을 주도할 산업인지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며 "AI처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을 우선 검토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성을 중시하는 경우 업종을 우선 살펴보고 안정성을 중시할 때는 숫자를 본다"며 "두 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국내 IB 조직이 해외 딜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해외 업무는 현지 법인이 담당하고 국내 조직은 필요 시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 국면 속 기업의 자금조달 전략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성 부사장은 "급하지 않은 기업이라면 시기를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당장 자금이 필요한 기업은 회사채나 증자 등 가능한 수단을 활용해야 하지만 현재 시장 환경은 전반적으로 녹록지 않다"고 진단했다.
인수금융 부문에 대해서는 회복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래에셋증권은 과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투자 관련 손실 이후 인수금융 사업이 다소 위축됐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성 부사장은 "과거 손실에 대한 정리가 대부분 마무리됐다"며 "재작년부터 실적이 개선됐고 시장 내 입지도 점차 회복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M&A 자문 사업 역시 단기간 성과보다 꾸준한 고객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IB 사업은 갑자기 돌파구가 생기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고객과 관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새로운 딜이 나올 때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 IB의 올해 하반기 목표 역시 명확하다. 성 부사장은 "금리 상승과 시장 변동성 확대로 전반적인 IB 환경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수익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리그테이블도 중요하지만 순위를 위해 수익성을 훼손하는 의사결정은 하지 않는다"며 "양질의 딜을 선별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확대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