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셀 플랫폼 크림(KREAM)이 자체 패션 브랜드를 내놓는다. 무신사, 에이블리에 이어 패션 플랫폼들이 잇따라 자체 브랜드(PB) 시장에 뛰어들면서 PB 경쟁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고객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트렌드 상품을 빠르게 기획하고, 플랫폼을 통해 바로 유통할 수 있다는 강점으로 패션 플랫폼 PB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크림은 일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다나카 요(TANAKA YO)와 협업한 첫 자체 패션 브랜드 ‘아크릴’을 다음 달 2일 공개한다고 24일 밝혔다.
아크릴은 ‘오래 입을 수 있는 타임리스 베이식’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1900년대 아메리칸 캐주얼을 일본식으로 재해석한 ‘아메카지’를 기반으로 프레피·밀리터리·워크웨어 등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크림은 가을·겨울 시즌 프리 컬렉션을 먼저 선보이며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팝업스토어를 연다. 이후 9월 FW 메인 컬렉션을 추가로 공개한다.
크림은 이번 론칭을 통해 한정판 거래 플랫폼을 넘어 자체 브랜드 기반 패션 비즈니스로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플랫폼에서 확인한 고객 취향과 패션 트렌드를 제품 기획에 직접 반영해 크림만의 관점을 담은 브랜드를 전개하겠다는 것이다.
패션 플랫폼 PB 확장은 무신사의 성공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무신사의 PB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해 4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40% 성장하며 국내 SPA 신흥 강자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1위 플랫폼이라는 인지도와 방대한 온라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트렌드를 발 빠르게 반영한 것이 무신사 스탠다드의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온라인을 넘어 백화점 입점과 해외 출점으로 외형을 키우며 무신사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K뷰티 열풍에 화장품으로도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에이블리는 4월 첫 자체 뷰티 브랜드 ‘바이블리'를 선보였다. 하루 평균 4억 건에 달하는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1020세대 수요를 반영했고, 대부분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했다. 에이블리는 입점 브랜드와의 협업, 패션 카테고리와 연계한 상품 전개 등으로 PB 라인업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두 사례만 살펴봐도 패션 플랫폼 PB의 가장 큰 강점은 데이터다.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입점 브랜드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도 하지만, 최근 동반 성장에 이바지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동국대·전남대 연구팀이 진행한 소비자 행동 연구에 따르면 무신사 스탠다드 구매 경험이 많은 소비자일수록 이후 입점 브랜드를 구매할 확률과 금액 비중이 함께 높아졌다. 무신사 스탠다드와 가장 많이 함께 구매되는 의류 브랜드의 95% 이상이 베이직·SPA 스타일의 입점 브랜드로 나타나, PB가 입점 상품 수요를 끌어올리는 촉발제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패션 플랫폼사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이 고도화됨에 따라 플랫폼만의 독창적인 콘텐츠가 지속 성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잘 만든 자체 브랜드(PB)는 플랫폼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브랜딩 수단이자 차별화된 록인(Lock-in) 요소가 된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