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이달 발표 앞두고 막바지 고심⋯비거주 조이고 실수요자는 선별 지원 방향

정부가 1주택자의 전세대출 한도를 사실상 '0원'으로 묶는 등 갭투자를 봉쇄하는 한편, 청년·서민 등 실수요자 대출은 총량 관리에서 제외하는 ‘선별적 숨통 틔우기’에 나선다. 이달 공개될 주택금융 정책은 강도 높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 속에서 투기성 수요 차단과 실수요자 핀셋 지원의 균형점을 찾는 데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관련 금융 대책 발표를 앞두고 막바지 조율에 들어갔다. 전날 확정된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부동산 실수요자를 우대하겠다는 강력한 정책 의지를 드러낸 만큼 금융 대책 역시 보폭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본인 소유 주택에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은 전면 제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는 지난해 9·7 대책을 통해 일괄 2억원으로 조정됐는데, 이를 아예 0원으로 축소하는 방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전세대출이 아파트값의 비정상적 폭등을 불러온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목하며 이미 집을 가진 사람이 다른 곳에 전세를 얻을 때 굳이 대출을 내줄 필요성이 없다는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다만 투기 목적과 부득이한 비거주 1주택자를 어떻게 가려낼지가 관건이다. 노부모 봉양, 자녀 교육, 직장 이전, 해외 체류, 질병 요양 등 다양한 사유로 본인 소유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당초 90%였던 보증비율은 지난해 수도권·규제지역이 80%로 줄어들었는데, 이를 추가로 낮춰 은행이 전세대출 심사를 더욱 깐깐하게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다만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예외를 적용할 수 있다.
금융위는 청년·신혼부부·서민 등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제외하는 이른바 ‘핀셋 지원책’도 검토 중이다. 올해 4월 금융위가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1.5% 이내로, 지난해(1.7%)보다 강화됐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이미 연간 가계대출 증가 여력을 상반기에 대부분 소진한 상황이다. 최근 논란이 된 잔금대출 제한도 정부의 직접적인 규제가 아니라 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지키기 위해 대출한도를 조이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출이 풀리면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고 다시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며 대출 규제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일부 실수요자에게만 예외를 둬 자금 애로를 선별적으로 해소하는 선에서 숨통 틔우기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은 금융당국이 실수요자 지원과 가계부채 관리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총량 규제란 제약 속에서 실수요자 지원 대상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가 정책 효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