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고착화 원·달러 환율…외환당국 대응 능력 '시험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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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인천 중구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환전소에 달러 현찰 판매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고착화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외환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한 달 가까이 1500원대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1600원대 전망까지 등장하며 '고환율 뉴노멀'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수입물가 상승과 자본 유출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외환당국의 대응력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19일 1527.0원)보다 10원 오른 1537.0원으로 집계됐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달 15일 이후 장장 25거래일 연속 1500원선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1990년대 외환위기(1997년 12월 30일∼1998년 3월 13일, 49거래일) 이후 최장기간 1500원대를 이어간 것이다.

최근 환율 상승세는 중동 전쟁 리스크와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충격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우려, 여기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면서 원화 약세가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재조정) 중단이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당국은 근래 환율 안정화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쏠림은 용인하지 않겠다"며 "수단도 있고 의지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외환시장 공동 구두개입에 나섰고 감독당국은 원화 약세 흐름에 편승한 수출입 기업들의 대금 결제 지연 등 쏠림 행위에 대한 합동 점검에 착수했다.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외환건전성부담금 면제와 외화예금 초과지준 이자 지급도 각각 3개월, 6개월 추가 연장됐다.

하지만 당국의 조치에도 시장 반응이 '일시조정' 수준에 그치면서 기조적으로 환율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꼽힌다. 당장 미국과 한국 간의 금리 격차가 2022년 7월부터 역대 최장 기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달러 강세를 지탱하고 있다. 한은 입장에서는 통화정책이라는 수단이 있긴 하나 급격한 금리 상승은 시장에 또다른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실행이 쉽지 않다. 올 하반기 앤트로픽(클로드 운영사)·오픈AI(챗GPT 운영사) 등 나스닥 초대형 IPO도 대기 중이어서 국내 서학개미 자금이 해외로 대거 이탈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환율 전망치를 높이기도 했다. 하반기 평균 환율을 1470원대(기존 1440원대)로 상향한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번 고점을 높인 환율이 다시 전고점을 향해 올라가려는 모습이 관찰된다"면서 "하반기 가장 큰 상방 리스크는 유가 반등으로 근원물가로의 파급 압력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도 "우리나라 통화(M2) 증가율이 미국보다 높아 통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라며 "현 상태라면 1600원대 터치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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