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 방침을 거듭 강조한 가운데 정비사업으로 인한 '이주 대란' 우려와 정부와의 정책 엇박자 논란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 목표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나, 핵심 쟁점인 이주비 대출 및 규제 완화를 두고 국토교통부와의 실무 협의는 여전히 답보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재개발·재건축 주택공급 부족 원인진단 및 대책 관련 브리핑에서 최근 제기된 대규모 이주 수요 및 전·월세 시장 자극 우려에 대해 해명했다. 명 실장은 "2031년까지 31만 1000가구가 신축되는 과정에서 22만 6000가구가 멸실되는 것은 맞지만, 이미 이주를 마친 물량을 제외하면 실제 이주 수요는 9만 8000가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비사업 순증 물량(약 8만 5000~9만 가구)에 더해 비아파트 물량이 연간 2만 3000가구씩 늘어나 2031년까지 총 15만 가구의 공급 물량이 생기기 때문에 전체적인 수급 관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여당 및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2031년까지 31만 가구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22만 가구가 넘는 멸실·이주 수요가 발생해 '이주 대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서울시는 특정 지역에 이주 수요가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관리 기준을 기존 2000가구 이상에서 1000가구 이하로 강화하고, 필요할 경우 과거 사례처럼 이주 시기를 9~10개월 이상 조정하는 제도적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가 다음 주 주택 공급 대책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서울시와 중앙정부 간의 정책 공조를 둘러싼 엇박자 시선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명 실장은 "정부와 서울시 모두 주택 공급 확대가 최우선이라는 '닭공' 기조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정비사업 활성화와 이주비 지원 등을 두고 서울시는 공급 중심의 해법을 요구하는 반면 정부는 금융 및 부채 총량 관리 등의 관점을 갖고 있어 정책 기조에 일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정부의 새 공급 부지로 거론되는 '용산 어린이정원 부지'와 관련해서는 "전혀 협의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동안 국토부 정기협의체를 통해 준공업지역이나 일부 학교 폐교 부지 등을 논의한 것을 제외하면, 정부의 차기 공급 대책과 관련해 서울시와 구체적으로 조율된 사항은 전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5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에게 전달한 '2차 정비사업 보고서'를 통해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완화, 용적률 상향,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3년 한시 유예,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LTV 40%에서 70% 수준 상향) 등 핵심 법령의 개정을 정부에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국토부와의 실무 협의 진척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명 실장은 7월 국토부와의 협의 당시 준공업지역 및 규제 완화 방안을 건의했으나, 국토부 측으로부터 이주비 등은 기재부와 협의할 사안이 많아 "건의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들었을 뿐 "그 이상 진도가 나간 상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과거 민선 5~6기 시절 도시재생 정책으로 정비구역 389곳(43만 가구 규모)이 대거 해제됐던 것이 현재의 '공급 절벽'을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을 중심으로 행정절차를 단축해 민간 공급 동력을 되살리겠다는 계획이지만, 핵심 제도 개선의 열쇠를 쥔 중앙정부와의 실무 조율이 시급한 과제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