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순수 국산화·폐수 처리 자원화 등 산업 연계 강조

안종호 한국환경연구원(KEI) 선임연구위원은 17일 서울 강남구 ST센터에서 열린 '기후-에너지 서울 심포지엄(CESS) 2026' 종합토론에서 "물을 물같이 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물에 대한 가치가 높게 평가받지 못했다"며 "자원화를 위해서는 물의 가치가 충분히 인정되고 사회적 공감대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종합토론은 최진용 서울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진행됐으며 박성오 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운영처 전력계획부장, 안종호 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문상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수석연구원, 이석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이 참석했다.
최 교수는 토론에 앞서 "기후위기는 우리에게 큰 도전 과제이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잘 적응하면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이제 물은 단순히 사용하는 자원을 넘어 에너지까지 공급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연구위원은 물과 에너지 관련 정책·사업의 시장 창출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그동안 물과 에너지와 관련된 여러 정책이나 사업들이 정부 주도로 많이 추진됐고 성과도 있었다"면서도 "국내 관련 산업 시장을 형성하는 측면에서는 공공 영역에서만 다뤄지다 보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과 에너지 넥서스와 관련된 시장 창출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좀 더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성오 한국수자원공사 부장은 수자원공사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을 설명했다. 박 부장은 "현재 수자원공사는 신재생에너지 설비 약 1.5GW(기가와트)를 운영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8.5GW를 추가해 약 10GW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는 전력을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저장하는지도 중요하다"며 "수력과 양수 등을 개발하면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저장해 전력 계통의 안정성과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상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수석연구원은 초순수 기술 개발과 산업 현장 연계 현황을 설명했다. 문 연구원은 "1단계 사업에서는 SK실트론에 개발 플랜트의 기술 이전을 받아 약 2400t(톤) 규모로 초순수를 생산해 웨이퍼 제조에 활용하고 있다"면서 "2단계 사업도 국산화 기술 개발을 목표로 같은 규모인 약 2400t 생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기업들과 긴밀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연구원은 2차전지 분야의 폐수 처리와 자원 회수 기술도 언급했다. 그는 "무방류 시스템을 만들고 폐수를 회수하려 할 때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문제가 있다"며 "국내 중소기업들이 보유한 저에너지 기술과 자원화 기술의 경쟁력이 높다"고 했다.
또 "폐수 방류 과정에서 수질 문제와 민원이 발생하는 사례도 있어 독성 평가와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무방류와 자원화 분야를 분리해 추진하면서 관련 중소기업들의 참여와 매출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석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폐수 자원화의 현장 적용을 위해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기술, 정책, 시장, 필요할 때는 시민과의 연결이 있어야 한다"며 "선언적이고 추상적으로 할 일이 아니라 프로그램화하고 정책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폐수에서 특정 자원을 얼마나 회수하고 자원경제화할 것인지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목표를 국가 전략적으로 세워야 한다"며 "연구개발 과제도 아이디어의 창의성이나 기술 완성도만으로 평가해서는 시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작 단계부터 함께 논의하는 틀이 있어야 한다"며 "기술 목표, 시장 연계, 정책 패키지를 구체화하고 기획 단계부터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토론에서는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물을 단순 이용 자원이 아닌 에너지·산업·순환경제와 연결된 자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