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 "이란 전쟁⋯미국 전략적 실패" [미ㆍ이란 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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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틱카운슬 "이란 정권교체 실패"
오히려 이란 강경파의 입지만 강화돼
애초 전쟁보다 외교 전략이 실효성 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종전 합의의 성과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꼽았다. 그러나 애초부터 자유로운 항행이 이뤄졌던 해협이 이번 전쟁으로 인해 막혔던 곳이다. 사진은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반다르아바스(이란)/A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MOU)에 성공한 반면, 미국 전문가들은 “핵심 쟁점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이번 전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실패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MOU 서명식을 앞둔 가운데 15일(현지시간)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은 이번 전쟁의 결과를 냉철하게 비판했다. 빅토리아 테일러 애틀랜틱카운슬 ‘이라크 이니셔티브’ 국장은 “애초 미국이 전쟁보다 외교를 택했다면 전쟁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란 전쟁으로 이란의 군사력은 약화됐다. 개전 지후 이란 주요 지도자들이 제거됐다. 그런데도 애초 목표로 했던 정권 교체를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이란 강경파의 입지를 강화해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세계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능력을 강력한 무기이자 지렛대로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번 휴전이 더 영구적인 합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일시적이고 취약한 합의에 그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내다봤다.

네이트 스완슨 선임연구원은 "MOU를 통해 당분간 무력 충돌을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상 교통량이 늘어나며 당사자들이 세부 사항을 조율할 시간을 벌게 됐다"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운영 방식, 이란의 핵 양보, 이란에 대한 재정적 인센티브 및 제재 완화와 관련한 핵심 문제들은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이란, 이스라엘에는 후속 협상을 어렵게 만들 구조적 요인도 짚어냈다. 먼저 미국은 새로운 핵 감시와 검증 체제 등 핵 합의를 완결하는 데 필요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스완슨 연구원의 분석이다. 나아가 이란 역시 미국과 이스라엘이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의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양쪽 모두 종전 MOU 이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진 핵 합의와 관련해 최종 합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스완슨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자국의 안보 이익에 반한다고 판단할 경우 정치·외교적 영향력 행사를 통해 사실상 합의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와 관련해선 에너지 시장의 빠른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문가 전망도 있었다.

랜던 데렌츠 애틀랜틱카운슬 에너지·인프라 담당 부회장은 "에너지 시장은 확실성을 기반으로 운영된다"며 "안정성은 하룻밤 사이에 만들어질 수 없고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재고 수준은 수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사국 간 깊은 불신과 공급 차질 여파로 유가에 반영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며 "정상으로 복귀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외교협회(CFR)는 12일 보고서에서 이란의 자금 해제 및 제재 완화의 순서가 향후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FR은 미국은 특정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이란 자산이 동결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경제난을 겪는 이란은 즉각적인 제재 완화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양측 모두 유연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서방 주요 언론들도 전문가 집단의 분석과 발언을 바탕으로 이번 전쟁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수 있다는 분석을 보도했다.

이날 영국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개입이 이란의 핵과 미사일 역량과 지역 영향력을 모두 제거하지 못했다”며 “미국의 안보 보장에 대한 걸프국의 신뢰가 추락했고, 오히려 이란과 관계 재조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승자가 없는 전쟁”이라고 분석했다. FT는 “트럼프의 합의는 이란에서 군사 옵션 실패를 반영한다”며 전쟁 결과를 냉철하게 비판했다.

가디언은 MOU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가디언은 분석 기사를 통해 "이번 MOU의 가장 큰 문제는 탄도미사일과 정치범 문제, 친이란 대리 세력 억제 조항이 빠졌다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핵 협상이 뒤로 밀렸다"며 실효성 문제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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