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포함'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전월 대비 5.4% ↑
수출이 수입 웃돌면서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도 넉달째 개선

5월 우리나라 수출물가가 '반도체의 힘'으로 또다시 전월보다 상승하며 2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입물가는 국제유가가 한풀 꺾이면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5월 수출입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전월(188.02) 대비 0.3% 상승한 188.58으로 집계됐다. 직전월에 이어 또다시 1998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수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6.9% 상승해 전월(41.3%) 상승폭을 웃돌았다. 수출물가(전년 동월 대비) 역대 최대 상승폭은 1998년 3월 기록한 57.1%다.

수출물가 상승세는 역시나 우리나라 대표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주도했다. 5월 한 달간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물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 5.4% 오른 208.98을 기록했다. 이는 2010년 7월 이후 15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배 이상(104%) 오른 수치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수요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다만 월별 가격 등락률은 수급 여건이나 계약 진행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공산품 수출 주요품목을 보면 D램과 플래시메모리 수출물가가 한 달새 각각 7.6%, 19.5%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두 품목 모두 200% 이상(D램 259.7%, 플래시메모리 233%) 뛰었다. 1차금속제품에선 동정련품과 알루미늄판이 각각 5.0%, 3.5% 상승했다. 전년 대비로는 은괴(149.4%)와 알루미늄판(53.8%) 수출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경유와 제트유 등 석탄 및 석유제품 수출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뛰었으나 직전월과 비교 시 각각 18.9%, 12.7% 하락했다.
이 기간 농림수산품 수출물가도 전월 대비 1.8%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2.4% 상승해 직전월(28.7%)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농림수산품 가운데선 다랑어 등 냉동수산물 수출가격이 전월 대비 2.7% 올랐다. 이는 1년 전과 비교 시 54.8% 상승한 수준이다.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에 이어 국제유가 하락으로 광산품과 석탄, 석유제품 수입물가가 내려간 영향이다. 실제 4월 배럴당 105.7달러(월평균)였던 두바이유가는 지난달 103.15달러로 한 달만에 2.4% 하락했다.
주요 수입품목으로는 원재료가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0% 하락했다. 중간재는 석탄및석유제품 등이 하락했으나 1차금속제품이 오르면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고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3% 상승률을 기록했다. 환율 영향을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 역시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
5월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수출가격(36.8%)이 수입가격(15.3%)보다 큰 폭으로 오르면서 넉 달 연속 두자릿수 상승률(2월 13% 3월 22.8% 4월 14.3%)을 이어갔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18.7%)와 수출물량지수(14.7%)가 동반 상승해 36.1% 상승했다.
한은은 6월 수출입물가 향방에 대해 전일 발표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이 팀장은 "수입물가에 대한 상단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며 "국제유가 등의 원자재 가격 안정세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 것인지, 그리고 원달러환율의 움직임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