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응원하고 공연 보고…극장, ‘복합문화 플랫폼’으로[진화하는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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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시대 생존 전략 찾는 극장가…상영관 넘어 공연·커뮤니티 품는다
콘서트·스포츠·게임까지 스크린으로…관객 모으는 비영화 콘텐츠 경쟁

▲국내 극장 복합문화 플랫폼 전환. (그래픽=손미경 기자)

극장이 달라지고 있다. 최신 영화 한 편 보기 위해 찾던 공간에서 공연과 스포츠, 팬덤 문화, 지역 커뮤니티를 아우르는 ‘복합문화 플랫폼’으로 변신하는 모습이다. 관객들은 이제 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응원하고, 대화하고, 굿즈를 사고, 취향을 공유한다.

21일 영화산업계에 따르면 이와 같은 극장의 변화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달라진 관람 환경이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영화 소비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극장은 ‘극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앞세운 생존 전략을 모색해 왔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전체 극장 관객 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 평균의 48.0%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올해 1분기엔 전체 관객 수가 3190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53.2% 증가하며 반등 조짐도 나타났다.

업계는 이러한 회복세 이유 중 하나로 극장의 ‘체질 변화’를 꼽는다. 극장이 영화만 상영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공연과 스포츠, 팬덤 콘텐츠, 특별관 체험 등을 확대하면서 관객들이 극장에서만 누릴 수 있는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극장업계는 라이브 뷰잉(Live Viewing)과 스포츠 중계, 특별관 투자 등을 확대하며 고객 접점을 넓혀왔다.

극장의 변화는 콘텐츠를 즐기는 대상의 변화까지 유인하는 모습이다. 특히 ‘취향 소비’에 익숙한 젠지 세대를 타깃으로 팬덤 이벤트, 굿즈 판매, 게임·애니메이션 업체와 협업까지 할 정도다. 관객은 극장에서 좋아하는 작품을 관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 속 캐릭터를 직접 체험하고 다른 관객과 감정을 공유하는 시간을 즐기는 것이다.

▲복합문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는 극장. (ChatGPT AI 기반 편집 이미지)

특별관 확대도 같은 흐름이다. 2025년 전국 극장 수와 스크린 수는 줄었지만 특별관은 스크린 수 기준 1232개로 전년보다 80개 늘었다. 한 편을 보더라도 ‘오감만족’을 하며 보고 싶어하는 관객을 위해 관람 경험을 차별화하고 고급화하는 전략에 집중하는 OTT 시대의 확실한 '생존 전략'인 셈이다.

독립영화관과 지역 소극장에서는 커뮤니티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영화 상영에 북토크, 음악 공연, 창작자 대화, 취향 모임 등을 결합하며 지역 문화 거점 역할을 맡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극장이 콘텐츠 소비 공간을 넘어 사람들이 모이고 교류하는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바뀌는 셈이다.

관람 문화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콘텐츠 자체보다 경험과 인증, 참여를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확산하면서 극장 역시 스크린 중심 공간에서 이벤트와 경험 중심 공간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업계에서는 극장이 영화 산업의 부속 공간이라는 기존 역할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한다. 취향 공동체와 팬덤, 지역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재정의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한 영화산업 관계자는 “극장의 경쟁 상대는 이제 다른 극장이 아니라 OTT와 각종 여가 콘텐츠”라며 “현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얼마나 제공하느냐가 극장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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