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정상화 ‘험로’⋯“석유시장 긴장 내년까지” [미·이란 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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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만 발 묶인 500여척에 병목 불가피
기뢰ㆍ이란 재봉쇄 위험 불확실성도
통항량 반토막난 홍해처럼 회복 지연 가능성
인프라 복구·재고 축적 등도 필요

▲호르무즈 해협의 정박 중인 선박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더라도 걸프만에 발이 묶인 수백 척의 선박이 완전히 통행을 재개하기까지는 몇 주가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또 석유 공급 흐름이 더디게 회복될 뿐 아니라 재차 차질을 빚을 위험에 언제든 노출돼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장은 종전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에너지·해운업계는 여전히 신중한 분위기다. 호르무즈 해협 내 기뢰 위험과 재봉쇄 가능성이 남아 있어 선사들이 즉각적으로 정상 운항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석유·천연가스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에너지·물류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직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봉쇄 조치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통항이 막혀 있다.

해운업계는 이번 분쟁으로 약 500척의 상선이 여전히 걸프만에 발이 묶여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상업용 선박이 이 수로를 통과하는 데 통상 약 8시간이 걸리는 만큼, 적체 해소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또한 대부분의 선주는 지난달 미국이 기뢰를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란 보트를 타격한 사건 이후 해협 내 기뢰 위험에 겁을 먹은 상태다. 실제 영국과 유럽연합 해군은 기뢰 제거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중해에 함정을 대기시켰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원자재전략 책임자는 “미국이 지난해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와 합의했음에도 안전 우려 때문에 현재 홍해 통항량은 분쟁 이전보다 약 56% 감소한 수준”이라며 “호르무즈 재개방 이후 이어질 수주간의 선박 물류 작업을 고려하면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석유업계는 해운 물류 정상화에 걸리는 시간, 훼손된 에너지 인프라 복구, 줄어든 원유 재고 재축적 등으로 최소 내년까지 공급 긴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ST파이낸셜의 솔 카보닉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석유시장은 내년까지 공급 긴장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느리고 부분적으로만 개방될 가능성이 있으며 언제든 다시 폐쇄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어 “트럼프가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이란에 남겨둔 만큼 재개방 이후에도 상시적 불확실성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닐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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