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업무상 발병한 질병 영향으로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직접적인 사인이 아니더라도 사망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줬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채석장에서 장기간 분진작업에 종사하다가 사망한 근로자 A 씨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진폐유족연금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 씨는 채석장에서 장기간 분진 작업자로 종사하며 2007년 9월 진폐 진단을 받았고, 2010년 11월 장해등급을 인정받았다. 이후 상세불명의 진폐증과 천식 등으로 치료를 받아오다 2023년 10월 '상세불명의 폐렴'으로 사망했다.
A 씨의 배우자는 2024년 6월 산재보험법에 따른 진폐유족연금 및 장례비를 청구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A 씨는 진폐와 관련 없이 발생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판단된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이후 A 씨의 배우자는 이 부지급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망인의 사망 경과는 급성 폐렴과 호흡부전을 중심으로 설명되는 것이 더 타당하다"며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사망의 주된 발생 원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다른 질병과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망해도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감정의는 망인이 사망에 이른 경과에 관해 '만성 폐질환으로 폐의 예비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폐렴이 발생해 호흡 및 순환기 기능부전이 초래돼 사망에 이르렀다'라고 평가했다"며 "망인의 진폐증 및 그 합병증으로 인한 폐기능 저하가 폐렴 위험성을 높이고 급성 폐렴 발생 시 회복을 어렵게 해 임상 악화를 가중시켰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감정의가 '진폐증과 그 합병증이 사망의 유력한 원인이라고 평가하기에는 객관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표현을 하긴 했지만, 기저 폐질환이 만성적 악화 상태로 폐렴의 발병과 그 급격한 악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