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다음은 LPDDR…삼성·SK하이닉스 수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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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베라 루빈에 LPDDR 확대 적용
공급 제약에 메모리 용량 조정 나서
AI 서버·AI PC 확산에 삼성·SK하이닉스 수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던 저전력 D램(LPDDR)이 AI 서버 시장으로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플랫폼에 LPDDR 사용을 확대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넘어 최대 LPDDR 수요처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내년 생산 계획을 기준으로 추산할 때 엔비디아가 확보할 수 있는 LPDDR 물량은 예상 수요의 약 6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LPDDR은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저전압으로 동작하도록 설계된 D램이다. AI 서버 수요 증가 속도가 스마트폰을 크게 웃돌면서 LPDDR 시장의 중심축도 모바일 기기에서 AI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와 '베라 루빈'에 LPDDR5X 기반 메모리 모듈인 소캠(SOCAMM)을 적용하고 있다. SOCAMM은 여러 개의 LPDDR을 묶어 서버용으로 구현한 모듈이다. AI 서버 시장에서 전력 효율성과 데이터 처리 성능이 중요해지면서 LPDDR 활용 범위도 모바일 기기에서 서버로 확대되는 추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방한 기간 중 "베라 루빈은 많은 양의 HBM을 사용하고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베라는 많은 양의 LPDDR5 메모리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LPDDR 수급 불균형은 이미 제품 설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베라 루빈 슈퍼칩에 적용되는 SOCAMM 메모리 용량을 기존 계획보다 축소하기로 했다. 수요 감소 때문이 아니라 제한된 물량으로 더 많은 CPU를 출하하려는 조치다. 트렌드포스는 이를 두고 "수요 조정이 아닌 공급 부족에 따른 설계 변경"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제품 사양까지 조정한 것은 AI 서버용 LPDDR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LPDDR 역시 AI 인프라 확대 과정에서 공급 부족 가능성이 거론되는 핵심 메모리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AMD, 퀄컴 등 주요 기업들은 차세대 AI 서버에서 소캠 도입을 검토하거나 적용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PDDR 수요 확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AI PC용 칩 'N1 X'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한 LPDDR5X 메모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AI 데이터센터에 이어 AI PC 시장까지 LPDDR 수요처가 확대되면서 양사의 수혜 범위도 넓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발 LPDDR 수요는 D램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며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추정치에도 추가 상향 여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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