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비 넘어 안전 경쟁”⋯재건축 수주전 ‘내진 특등급’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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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성수 등 주요 사업장 잇달아 적용
초고층 경쟁에 구조 안전성 부각

(출처=챗GPT)

서울 핵심 재건축·재개발 사업지가 초고층 랜드마크 경쟁에 뛰어들면서 건설사들의 수주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 브랜드와 설계, 이주비 조건이 수주전의 핵심 경쟁 요소였다면 최근에는 내진 성능까지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주요 도시정비사업 입찰 제안서에서 내진 특등급 적용 계획을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압구정과 성수, 반포, 여의도 등 서울 주요 사업지들이 최고 60~70층 규모 초고층 단지로 추진되면서 안전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고층 건축물은 일반 아파트보다 구조 설계의 중요성이 큰 만큼 건설사들도 내진 성능을 설계 기술력과 시공 역량을 보여주는 차별화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주요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도 내진 특등급 적용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2·3구역은 현대건설이, 압구정4구역은 삼성물산이 각각 내진 특등급을 내걸었다. 압구정5구역 수주전에 참여한 현대건설과 DL이앤씨 역시 모두 내진 특등급을 적용했다. 신반포19·25차 재건축을 수주한 삼성물산과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 시공사인 GS건설도 같은 수준의 내진 성능을 제안했다.

최근 입찰이 진행 중인 성수4지구에서는 롯데건설이 내진 특등급을 제시한 반면 대우건설은 내진 1등급을 제안했다. 이들 사업장은 대부분 최고 60층 이상 초고층 단지로 계획돼 있어 구조 안전성 확보가 핵심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내진 특등급은 일반 공동주택에 적용되는 내진 1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이다. 단순히 붕괴를 막는 데 그치지 않고 강한 지진 발생 이후에도 건축물의 기능과 사용성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초고층 건축물은 지진뿐 아니라 강풍과 진동 등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는 만큼 보다 높은 수준의 구조 안정성이 요구된다.

최경규 숭실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초고층 건축물의 내진 설계는 일반 건축물과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며 “일반 공동주택이 지진중요도계수 1.2를 적용한다면 중요도 특등급은 최고 수준인 1.5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등급은 구조체가 견뎌야 하는 지진하중이 약 25% 증가하는 수준으로 종합병원이나 국가 핵심시설에 적용되는 기준과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내진 성능 경쟁이 초고층 아파트 공급 확대와 맞물려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한강 변과 역세권을 중심으로 초고층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조합원들도 사업성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전성과 자산가치까지 함께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브랜드나 이주비 조건이 조합원들의 주요 관심사였다면 최근에는 초고층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안전성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며 “내진 성능이 시공사 선정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안전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늘면서 조합원들이 살펴보는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초고층 정비사업이 늘어날수록 안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초고층 아파트는 사업 규모가 크고 준공 이후 수십 년 동안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는 만큼 처음 설계 단계에서 구조 안전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특히 한 번 완공된 이후에는 재건축이나 구조 변경이 쉽지 않아 조합과 시공사 모두 안전 기준에 더욱 신경 쓰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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