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이 집값 올렸다"…주거금융 체계 대전환 오나 [포스트 전세시대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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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세대출 갭투자 원인 판단
금융위 대출 규제 강화방안 검토
청년ㆍ신혼부부 등 실수요자 부담

▲(사진=AI 생성)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지탱해 온 전세 중심의 주거금융 체계가 거대한 전환점에 섰다. 정부가 갭투자를 유발하고 집값을 밀어 올린 주범으로 전세대출을 지목하면서 공적 보증 축소를 골자로 한 고강도 규제 개편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이번 규제가 현실화할 경우 주거금융의 축이 전세에서 월세와 주택 구입 중심으로 급격히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세대출 규제 체계 개편 방안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 핵심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 등 보증기관을 활용한 전세대출의 문턱을 대폭 높이는 것이다.

이번 전세대출 규제 강화 논의는 전세대출이 갭투자를 키우고 매매가격을 자극했다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이 집주인의 주택 매입 자금으로 활용되는 구조에서 느슨한 전세대출과 공적 보증이 결합해 보증금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는 집주인의 추가 주택 매입 여력으로 이어져 매매가격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을 낳았다. 실제로 국토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전세가격이 1% 오르면 매매가격은 0.655% 상승하고, 갭투자가 1% 증가하면 매매가격은 0.148% 뛰어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추가로 인하하거나 일부 대출에 대해 보증 자체를 제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현재 은행권 전세대출은 보증기관이 대출금의 상당 부분을 보증해 주는 덕에 은행이 낮은 위험 부담으로 대출을 내주고 있다. 만약 보증이 제한되거나 보증비율이 대폭 낮아지면 은행이 떠안아야 할 손실 위험이 커져 대출 심사 문턱은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당국은 이미 지난해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90%에서 80%로 한 차례 낮춘 바 있으며, 이번 논의는 이 같은 보증 축소 기조를 한 단계 더 강화하는 조치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방위 압박도 거론된다. 본인 소유 주택에 거주하지 않으면서 다른 주택에 전세로 거주하는 1주택자 중 투기성 수요로 분류되는 차주를 대상으로 기존 전세대출의 만기 연장을 제한하는 방안이 골자다. 현재는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1주택자의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하고 있으나, 이를 전면 제한하는 고강도 처방까지 들여다보는 모양새다.

다만 비거주 1주택자 규제가 곧바로 부동산 시장의 매물 폭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과거 다주택자 대출 규제는 만기 연장 제한을 통해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효과가 컸지만, 비거주 1주택자는 전세대출이 막히더라도 월세로 전환하거나 보유 자금을 융통해 전세금을 충당하는 방식으로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규제는 주택 매도 압력으로 직결되기보다 전·월세 시장의 자금 흐름을 바꾸는 자극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서민층의 충격이다. 전세대출 한도가 줄고 보증 문턱이 높아지면 세입자들은 부족한 보증금을 현금으로 마련하거나 월세 시장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특히 전세대출 의존도가 높은 청년층과 신혼부부,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거주 1주택자 규제가 즉각적인 주택 매각 유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보증 문턱이 높아지면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소득이나 주택가격별로 차등 적용하는 실수요자 보호 장치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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