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수요 급증 속 탈중국 공급망 속도
국내 3사 북미 생산 체계 확대
미국 정부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을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대거 추가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북미에서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의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전쟁부)는 최근 국방수권법(NDAA) 제1260H조에 따른 중국 군사기업(CMC) 명단에 CATL, BYD, CALB, EVE에너지 등 다수의 배터리 업체를 포함했다. JA솔라, 트리나솔라 등 중국 태양광 기업과 알리바바, 바이두 등 빅테크 기업들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군사기업으로 지정되면 미국 정부와 관련 기관과의 거래에 제약을 받는다. 이달 말부터 국방부와의 직접 계약이 제한되고, 내년부터는 제3자를 통한 우회 조달도 금지될 예정이다. 미국이 중국 첨단산업 공급망 전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함께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ESS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질수록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춘 국내 기업들에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조달 측면뿐 아니라 중국산 ESS에 대한 고율 관세까지 더해지며 가격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와 투자세액공제(ITC) 등을 반영할 경우 미국산 ESS의 전체 프로젝트 비용이 중국산보다 29%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북미 중심 생산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홀랜드·랜싱 공장을 비롯해 캐나다 넥스트스타에너지, 얼티엄셀즈 테네시 공장, 혼다 합작 공장 등 북미에서 5곳의 생산 거점을 가동하거나 구축 중이다. 삼성SDI는 ESS용 삼원계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하반기부터는 LFP 배터리 양산에도 돌입할 계획이다. SK온 역시 미국 공장 일부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하반기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중국 기업들의 법적 대응이나 우회 진출 가능성은 변수다. 이미 CATL은 포드와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현지 규제에 대응하고 있으며, 최근 제너럴모터스(GM) 등 완성차 업체들이 ESS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는 점도 경쟁 심화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정책 강화와 북미 ESS 시장 성장세는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한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 긍정적"이라면서도 "아직 ESS 시장 규모가 전기차 배터리에 비해 작아 실질적인 실적 기여도를 높이려면 시장 성장 속도가 더 빨라져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