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LG화학, 인니·미국·유럽 소재 거점 가동
포스코퓨처엠, 비중국 음극재 원료망 앞세워 수주 확대

국내 배터리 셀·소재 기업들이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 업체들은 기존 전기차용 생산라인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전환하고, 소재 업체들은 원료 확보부터 현지 생산까지 공급망을 촘촘히 구축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셀 3사는 북미 ESS 생산거점 확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낮아진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ESS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내 북미 5개 거점의 전기차용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팩·컨테이너 생산능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올해 글로벌 ESS 배터리 생산능력을 60GWh 이상으로 늘리고 이 가운데 80% 이상을 북미에 배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SDI는 미국 현지 각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라인의 양산 품질을 검증하고 있다. 10월 셀 양산을 시작해 연내 고객사에 삼성배터리박스(SBB) 2.0을 공급할 예정이다.
SK온도 하반기 북미 ESS 생산을 본격화한다. SK온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열린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라인 전환 설비투자비는 방식에 따라 변동성이 크지만 폼팩터 변경이 수반되지 않으면 설비 변경 범위가 제한돼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며 “북미와 서산 공장의 라인 전환을 진행하거나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수주 규모를 고려해 추가 전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재업계는 원료 단계부터 현지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BNSI를 연말 시운전하고 내년 2분기 가동할 계획이다. BNSI가 정상 궤도에 오르면 연매출 약 17억달러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양극재는 배터리 셀 원가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만큼 니켈 직접 조달은 원가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양극재 현지 생산도 확대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헝가리 공장 1라인을 6월 가동한 데 이어 9월 2라인을 가동한다. 생산량은 올해 1만t(톤)에서 내년 3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유럽 내 생산과 역내 조달 요구가 강화되면서 헝가리 공장의 중장기 공급 물량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은 연내 미국 테네시 양극재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초기 연산 6만t 규모로 고성능 전기차 약 60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이다. 현지에서 양극재를 생산해 고객사 공장까지 운송 기간과 물류비를 줄이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공급망 요건에도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의 흑연 수출통제 이후 북미를 중심으로 음극재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2027년부터 새만금과 베트남 원료 생산라인을 순차적으로 시운전해 비중국산 천연·인조흑연 공급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회사는 최근 2027년부터 2032년까지 1조149억원 규모의 인조흑연 음극재 공급계약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에서 역내 생산 여부가 수주를 좌우하는 핵심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셀 생산뿐 아니라 양극재와 음극재, 핵심광물까지 현지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