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환자 80% 이상 GLP-1 첫 경험…비만 치료 시장 외연 확대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용 비만치료제 ‘위고비필(Wegovy Pill)’이 미국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처방 300만 건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 비만치료제 수요를 흡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환자층을 대거 유입시키며 비만 치료 시장 자체를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노보노디스크와 아이큐비아(IQVIA) 등에 따르면 위고비필은 올해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출시 이후 6월 2일까지 300만 건 이상의 유료 처방(paid claims)을 기록했다.
출시 후 12주 만에 누적 처방 100만 건을 넘어선 데 이어 이후 10주 만에 추가로 200만 건을 달성했다.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5초마다 1건씩 처방이 이뤄진 셈이다. 회사 측은 이를 두고 미국 제약업계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신약 출시 사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점은 신규 환자 비중이다. IQVIA 처방 데이터 분석 결과 위고비필 신규 처방 환자의 80% 이상은 최근 1년간 다른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의약품을 처방받은 이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주사형 GLP-1 치료제를 복용하던 환자가 단순히 경구제로 전환한 것이 아니라 비만 치료를 처음 시작하는 환자들이 대거 시장에 유입됐음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주사제에 대한 부담을 낮춘 경구제의 등장으로 치료 접근성이 개선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시장 내 존재감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새롭게 체중 관리 치료를 시작한 환자 가운데 위고비필은 모든 비만 치료제 중 가장 많은 신규 처방을 기록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주사제와 경구제를 동시에 운영하는 ‘멀티 플랫폼’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마글루티드 7.2㎎ 용량의 고용량 주사제 ‘위고비 HD’를 선보였으며 출시 초기부터 높은 처방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보험 적용 확대 역시 성장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민간 상업보험 가입자는 할인 프로그램을 통해 월 최저 25달러부터 위고비를 이용할 수 있으며 최대 100달러까지 비용 지원을 받을 수 있다.
7월 1일부터는 미국 메디케어 수혜자를 대상으로 한 ‘GLP-1 브리지 프로그램’도 시행된다. 이에 따라 비만 환자들은 위고비 주사제와 경구제를 월 50달러 수준의 본인 부담금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 위고비는 미국 내 7만여 개 약국과 노보케어(NovoCare) 약국, 원격의료 플랫폼 등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제이미 밀러(Jamey Millar) 노보노디스크 미국 운영 부문 EVP(Executive Vice President)는 “위고비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비만 환자에게 의미 있는 체중 감량 효과를 제공할 뿐 아니라 심혈관질환이 있는 비만·과체중 환자에서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 감소 적응증까지 확보한 치료제”라며 “위고비필과 위고비 HD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환자와 의료진이 개별 상황에 맞는 치료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보노디스크는 미국 시장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확장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미국 외 첫 출시 국가로 아랍에미리트를 선정했으며 이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