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말 '세 자릿수' 증가, 2026년 초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전국적으로 혼인 지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다. 반면 대전은 혼인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현금 살포식’ 혼인장려정책의 한계를 드러냈다.
7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의 혼인 건수는 6만2309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609건(6.1%) 늘었지만, 대전에선 1697건으로 409건(19.4%) 급감했다. 월 기준으론 3개월 연속 감소세다.
2024년까지 대전의 혼인 흐름은 전국 흐름과 큰 차이가 없었다. 2022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월별 전국 혼인 증감률과 대전 혼인 증감률 간 상관계수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0.703을 보였다. 상관계수는 –1에서 1 사이의 값을 갖는데, 일반적으로 –0.7보다 낮으면 ‘강력한 음의 상관관계’, 0.7보다 높으면 ‘강력한 양의 상관관계’로 평가한다. 그런데 2025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과 대전의 혼인 증감률 간 상관관계는 통계적으로 무의미했다. 이 시기 전국적인 추세에서 대전이 ‘나 홀로’ 이탈했단 의미다.
대전의 혼인 흐름이 전국 흐름에서 이탈한 배경은 ‘현금 살포’로 인한 지표 왜곡이다.
대전시는 2023년 12월 2025년부터 결혼하는 신혼부부에 ‘청년부부 결혼장려금(최대 5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표 직후 장려금을 받고자 혼인신고를 미루는 신혼부부가 늘면서 대전의 2023년 12월 혼인이 19.5% 감소했다. 이에 대전시는 장려금 적용을 1년 앞당기기로 했다. 혼인 건수도 4월 44.1%, 5월 52.7%로 회복됐다. 정책이 시행된 2024년 10월부턴 대전의 혼인 건수가 지붕을 뚫었다. 증가율이 10월 177.7%, 11월 87.6%, 12월 131.8%를 기록했다. 10월 기준으로 2024년 혼인 건수(1133건)는 통계가 작성된 1989년 이래 최대치다.
현금성 지원정책에 기인해 2024년 10월부터 이어진 혼인 급증은 ‘실제 혼인’ 증가와 거리가 멀다.
먼저 혼인은 3~5월 늘다가 6~10월 줄고, 11~12월 늘다가 1~2월 감소하는 흐름을 반복한다. ‘혼인 비수기’ 막바지인 10월에 혼인 건수가 고점을 기록하는 걸 ‘정상’으로 보기 어렵다.
특히 통계상 혼인은 실제 혼인일이 아닌 혼인신고일을 기준으로 집계되는데, 실제 혼인이 늘지 않았어도 기존 사실혼 부부와 예비 신혼부부들이 혼인신고를 앞당기면 통계상 혼인이 느는 착시가 생긴다. 이런 ‘신고일 이동’으로 혼인이 늘면 ‘예비 혼인신고 수요’가 고갈되는데, 예비 혼인신고 수요가 줄면 이르면 몇 개월, 늦어도 1년 이내에 통계상 혼인이 감소하게 된다.
대전의 예비 혼인신고 수요는 1년도 못 가 고갈됐다. 기저효과가 발생하면서 지난해 10월 혼인 건수가 마이너스(-33.1%)로 꺾였고, 이후 12월을 제외하고 매월 감소하고 있다. 2024년 10월부터 1년여간 혼인 지표를 ‘가불’한 대가다.
한편, 대전의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은 0.96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0.10명 증가했다. 합계출산율은 전국 평균(0.95명)보다 높지만, 증가 폭은 전국 평균(0.12명)보다 작다. 당해 합계출산율과 전년도 혼인 건수 간 상관관계를 고려할 때, 2024년 10월부터 급격한 혼인 증가를 기록했던 대전에서 합계출산율 증가가 미미한 건 당시 증가한 혼인이 통계상 착시임을 방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