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연의 날 맞아 폐 건강 관심↑…부모님의 일상 속 폐 건강 신호 놓치지 말아야

매년 5월 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고 금연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날이지만 최근에는 비흡연자 폐암에 대한 경각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가정의 달인 5월은 오랜만에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시기다. 기침이 오래 지속되거나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차 보인다면 단순 감기나 노화로 여기기보다 폐 건강 이상 신호는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 원인 1위 질환이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상당수 환자가 병이 진행된 이후에야 진단받는다는 점이다.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폐암 환자 수는 2020년 10만2843명에서 2024년 13만2914명으로 증가했다. 고령화와 조기 진단 확대 등의 영향으로 환자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폐암은 흡연자에게 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비흡연자 폐암도 중요한 건강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를 가진 비소세포폐암은 동양인과 여성, 비흡연자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다만 2~3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 객혈, 원인 모를 체중 감소, 흉통, 쉰 목소리, 호흡곤란 등은 대표적인 의심 신호로 꼽힌다. 감기 치료 후에도 기침이 계속되거나 이전보다 쉽게 숨이 차고 피로감을 느낀다면 검진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국가암검진은 54~74세 가운데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2년마다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흡연자라도 가족력이 있거나 지속적인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추가 검사를 고려해봐도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폐암은 발견 시점에 따라 예후 차이가 큰 대표적인 암종으로 꼽힌다. 진단 당시 이미 전이가 진행된 4기 환자가 적지 않지만 최근에는 정밀의료 발전과 새로운 치료법 등장으로 치료 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국내 폐암 5년 상대생존율 역시 과거보다 향상됐으며 환자의 유전자 변이와 질환 특성에 맞춘 맞춤형 치료가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는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3세대 EGFR 표적치료제가 치료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실제 진료 현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단독요법뿐만 아니라 병용요법, 국소치료 병행 전략 등 치료 선택지도 넓어지고 있다.
치료가 장기화되면서 생존 기간 연장뿐만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과 치료 지속성도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치료 효과와 함께 통원 편의성, 직장 및 사회생활 유지 여부, 부작용 관리 가능성 등 환자 개인의 생활 환경까지 고려해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선하 칠곡경북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에는 레이저티닙을 포함한 3세대 EGFR 표적치료제 사용 경험이 축적되면서 환자 개개인의 상태와 생활 환경까지 함께 고려하는 맞춤형 진료가 확대되고 있다”며 “치료 효과뿐 아니라 이상반응 관리와 치료 지속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치료 전략이 다양해진 만큼 의료진이 일방적으로 치료를 결정하기보다 환자와 충분히 소통하며 삶의 질과 치료 지속 가능성까지 함께 살펴보는 방향으로 진료가 변화하고 있다”며 “환자 역시 자신의 질환과 치료 옵션을 충분히 이해하고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