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거부'에 수천만원 벌금 받은 선수⋯계약 위반일까?

기사 듣기
00:00 / 00:00

(사진=AI 생성)

미국프로농구(NBA) 차세대 슈퍼스타로 꼽히는 빅토르 웸반야마(샌안토니오 스퍼스, SAS)가 경기 후 인터뷰를 거부했다가 NBA 사무국으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으면서 프로스포츠계의 '미디어 의무' 규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8일(현지시간) ESPN에 따르면 NBA 사무국은 웸반야마가 서부 콘퍼런스 결승 5차전 종료 후 취재진 질문에 응하지 않은 것을 두고 미디어 접근 규정 위반이라고 판단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웸반야마는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와의 경기에서 야투 성공률 26.7%에 그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직후 그는 팀 대변인을 통해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NBA 사무국은 이를 공식 규정 위반으로 판단했다.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인터뷰는 선수 계약과 리그 운영 규정에 포함된 공식적인 의무다. 리그 수익의 핵심을 차지하는 중계권료와 스폰서십이 미디어 노출을 기반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NBA의 경우 2025-2026시즌부터 11년간 총 760억달러(약 105조원) 규모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리그 자체가 거대한 '콘텐츠 생산자'로 나서며 중계권 판매와 디지털 콘텐츠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선수의 미디어 노출은 리그의 상업적 가치를 유지하고 팬 서비스를 보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따라서 NBA 사무국 역시 계약 및 규정 위반에 대해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왔다.

실제로 2023년에는 지미 버틀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GSW)와 딜런 브룩스(피닉스 선즈, Suns)가 플레이오프 경기 후 인터뷰를 거부했다가 각각 2만5000달러(약 37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2020년 카이리 어빙(댈러스 매버릭스, DAL) 또한 브루클린 네츠 시절 미디어데이에 참석하는 대신 보도자료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가 2만5000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미국프로풋볼(NFL) 선수였던 마션 린치는 인터뷰를 상습적으로 피하다가 10만달러(약 1억37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뒤, 기자회견장에 나와 "벌금을 안 내려고 여기 왔다"라는 말만 반복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테니스계에서는 2021년 프랑스오픈 당시 오사카 나오미 일본 선수가 정신 건강 보호를 이유로 기자회견 거부를 선언하자 대회 조직위가 1만5000달러(약 2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추가 거부 시 실격 가능성까지 경고해 결국 오사카가 대회 도중 기권하는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는 2026년 플레이오프 기간 공식 기자회견과 라커룸 미디어 공개를 거부한 존 토르토렐라 감독에게 10만달러의 벌금을 처분한 것은 물론, 구단의 드래프트 지명권까지 박탈하는 징계를 내렸다.

국내 프로스포츠 역시 인터뷰와 공식 미디어 대응을 선수와 감독의 의무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해외 리그처럼 높은 징계가 내려지는 사례는 드문 편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프로야구 선수계약서 제6조에 따르면 선수는 구단이 요청하는 공식 행사와 팬서비스 활동, 대언론 활동, 홍보 활동, 사회공헌 활동 등에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적극적으로 응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다만 규정을 위반했을 때 적용되는 구체적인 제재 조항은 별도로 명시돼 있지 않다.

국내에서는 인터뷰 자체를 거부하기보다는 '불성실 대응'이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일부 감독들은 기자회견장에서 "할 말 없다"는 답변만 반복하거나 짧은 단답형 발언만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가 상벌위원회에 회부돼 제재금을 받은 바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