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기술력 글로벌서 인정…‘큐레보’, 글로벌 1위 릴리에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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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계약 규모 15억 달러 달해…알리글로 자체 상업화 성공에 이은 성과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GC녹십자가 미국 관계사 큐레보 백신을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앤드컴퍼니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는 GC녹십자가 글로벌 라이선스·파트너십 모델을 통한 가치를 본격적으로 실현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GC녹십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혈액 제제 ‘알리글로’의 자체 상업화 성공에 이어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아메조스바테인(amezosvatein·프로젝트명 CRV-101)’을 통한 빅파마 파트너십 검증이 더해졌다. 이는 GC녹십자의 기술력이 글로벌에서 인정받은 사례로 업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GC녹십자는 전날 공시를 통해 큐레보의 발행 주식 전량인 2107만5336주를 4599억원(3억392만달러)에 릴리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릴리는 큐레보의 지분 전체를 인수하며 큐레보가 개발 중인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아메조스바테인’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계약 규모는 최대 15억달러(2조2582억원)다. 거래 종결 시 계약금 2억261만달러(3066억원)가 지급되며 향후 상업화 과정에서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추가 마일스톤도 유입된다. GC녹십자는 현재 보유한 큐레보 지분 20.3%에 비례한 계약금을 수령하게 되며 관련 수익은 향후 당기순이익에 반영될 예정이다.

큐레보는 GC녹십자가 글로벌 백신 시장 진출을 위해 2017년 미국 시애틀에 설립한 백신 개발사다. 지난해 유럽 벤처캐피털 메디치 등이 참여한 시리즈B 투자에서 약 1억1000만달러(1656억원) 규모 자금을 유치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큐레보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아메조스바테인은 글로벌 대상포진 백신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싱그릭스(Shingrix)’ 대비 내약성 개선 가능성을 앞세워 개발됐다.

GC녹십자에 따르면 아메조스바테인은 글로벌 임상 2상에서 싱그릭스와 직접 비교 임상을 진행해 비열등한 면역원성과 우수한 내약성을 입증했다. 기존 백신은 일부에서 발열·근육통·피로감 등이 강하게 나타나 2차 접종 기피 사례가 발생했으나, 큐레보는 자체 합성 면역증강제를 적용해 이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다.

GC녹십자는 아메조스바테인의 임상 3상을 2027년 진행될 계획이며, 임상 3상에서 품목허가 승인 성공 확률이 기존 신약 대비 높아 상업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한다.

이번 거래는 단순 지분 매각이 아닌 중장기 수익 구조를 확보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GC녹십자는 △큐레보 지분 매각 대금 △향후 잠재적 마일스톤 분배금 △위탁생산(CMO) 매출 △매출 기반 로열티 등을 통해 다각화된 중장기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추가 투자 없이 큐레보의 CMO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GC녹십자는 는 확보한 자금을 피하주사형 면역글로불린(SCIG), 프리미엄 백신, 혁신 희귀의약품 개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는 “단순 투자 회수를 넘어 잠재적인 향후 사업들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 구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차별화된 자산 개발과 전략적 투자를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사업화 역량이 한 단계 진화한 상징적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기술수출 중심이던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이 최근 현지 법인 설립, 글로벌 임상, 해외 투자 유치, 빅파마 M&A까지 확장되고 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릴리는 앞서 에이비엘바이오, 올릭스, 알지노믹스, 인벤티지랩, 에임드바이오 등 국내 기업과 파트너십 및 기술 도입을 확대해왔다. 이번 큐레보 인수 또한 한국의 바이오 기술력이 톱티어 수준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도 “큐레보의 대상포진 백신 기술력이 글로벌 빅파마로부터 인정받았음과 동시에 백신처럼 개발 기간이 길고 자본 소모가 큰 분야에서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상업화 이전 단계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GC녹십자는 지분 가치 회수와 함께 추가 마일스톤·로열티 기대까지 남겨 수익성 강화가 기대된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M&A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커다란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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