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확산에도 주류는 적자 1조원…아시아 최대 무대서 ‘K-SUUL’ 세계화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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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비넥스포 아시아서 K-SUUL관 첫 개관
수출 5년 새 1.5배 늘었지만 수입은 1.6조원…중소 양조장 판로가 관건

▲이정훈 국세청 주세2팀장이 26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비넥스포 아시아'에 마련된 우리 술 홍보관인 ‘K-SUUL관’에서 해외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세청)

K푸드 수출이 라면과 김치, 김밥 등을 넘어 술로 확장될 수 있을지 홍콩 주류 박람회에서 첫 시험대에 오른다. 우리 술의 해외 시장은 아직 출발선에 가깝다. 주류 수출액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수입액은 여전히 수출의 3배를 웃돌고, 무역수지 적자도 1조원을 넘는다. 정부가 홍콩 대형 주류 박람회에 처음으로 ‘K-SUUL’ 전용관을 세운 배경에는 K푸드 확산세를 술 산업으로 넓혀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국세청은 26일부터 28일까지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비넥스포 아시아’에 우리 술 홍보관인 ‘K-SUUL관’을 처음으로 개관한다고 26일 밝혔다.

비넥스포 아시아는 와인·스피리츠 업계 관계자가 모이는 아시아권 대표 B2B 주류 박람회다. 2025년 싱가포르 행사에는 약 9000명의 업계 관계자가 참여했고, 2024년 홍콩 행사에는 60개국 1만4203명의 무역 관계자가 찾았다.

이번 K-SUUL관은 단순 전시 공간보다 우리 술 수출을 시험하는 공동 쇼케이스에 가깝다. 규모는 75㎡, 약 23평으로 16개 전시·시음대로 운영된다. 지난해 12월 처음 열린 K-SUUL AWARDS 수상업체를 비롯해 모두 12개사가 현장에서 해외 바이어와 상담한다.

▲'K-SUUL관' 전시・홍보 주류 (자료제공=국세청)

전시·홍보 주류도 전통주에만 머물지 않는다. K-SUUL AWARDS 수상 주류로는 사화유자, 도한 청명주, 복분자음, 산사춘, 사락GOLD, 베베마루 아내를위한, 내외39, 차이나타운, 경복궁 소주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대선·대선샤인머스캣, 새로·순하리유자, 좋은데이·과일소주, 보해복분자·매취순, 카스·카스제로, 참이슬·일품진로, 한라산·과일소주 등 국내 주요 주류 제품도 함께 선보인다.

국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류 수출액은 2021년 3257억원에서 지난해 4861억원으로 약 1.5배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조3454억원에서 1조5778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주류 무역수지 적자는 1조917억원이다. 수출은 늘었지만 수입 규모가 워낙 커 적자 구조는 여전한 셈이다.

K푸드 전체 흐름과 비교하면 술 산업의 과제는 더 뚜렷하다. 지난해 K-Food+ 수출은 136억2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농식품 수출은 104억1000만달러로 처음 100억달러를 넘겼고, 라면·김치·소스·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은 해외 대형 유통망을 타고 빠르게 확산했다. 반면 전통주와 지역 술의 존재감은 아직 제한적이다.

정부가 K-SUUL AWARDS를 앞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첫 행사에는 전국 175개 중소 주류업체가 366종을 출품했고, 서류 심사와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12개 제품이 최종 선정됐다. 국세청은 선정 주류에 K-SUUL 인증마크 사용, 해외 B2B 박람회 전시, 대기업·대형 유통사와의 협업 수출, 맞춤형 컨설팅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관건은 박람회 참가가 실제 수출 계약과 반복 구매로 이어지느냐다. 주류는 식품보다 국가별 규제와 라벨링, 세금, 유통 면허, 현지 음용 문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맛과 스토리만으로는 부족하고, 현지 바이어가 요구하는 물량·가격·포장·인증 체계를 맞춰야 한다.

국세청도 비넥스포 주관사와 해외 바이어·유통 관계자 면담을 병행한다. 특히 프랑스 정부 산하 공공기관인 비즈니스 프랑스와 현지 주류산업 지원 정책, 해외시장 진출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우리 술 수출지원 정책에 활용할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현장에 나서는 업체들은 이번 박람회를 세계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기회로 보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한영석의 발효연구소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수상작 ‘도한 청명주’를 세계 각국의 주류와 같은 무대에서 선보일 수 있어 뜻깊다”며 “우리 고유의 발효 문화와 우리 술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술 세계화의 첫 시험대는 결국 홍콩 전시장이 아니라 그 이후의 주문서다. K푸드 확산세가 해외 소비자에게 한국의 맛을 설명하는 통로를 열어둔 만큼, K-SUUL이 그 흐름을 타기 위해서는 전통과 스토리를 넘어 수출 가능한 산업 체계와 바이어가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을 증명해야 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K-SUUL AWARDS'의 내실을 기해 유망한 중소기업의 우수 주류를 지속 발굴하고 국내외 홍보와 판로개척 지원을 통해 우리 술 세계화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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