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쌈지공원 출정식…인산인해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 북구갑에서 보수 진영 내부 충돌이 선거운동 첫날부터 정면으로 폭발했다. 한동훈 후보는 자신을 “배신자”라고 규정한 박민식 후보를 향해 “결국 하정우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한동훈만 막겠다는 것 아니냐”고 직격하며 보수 재편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21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 인근 쌈지공원에서 열린 한 후보 출정식 현장에는 지지자들이 대거 몰렸다. 수천명의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공원 주변과 시장 입구 일대는 한 후보 이름을 연호하는 시민들로 붐볐고, 일부 지지자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연설 장면을 촬영하거나 “한동훈”을 외치며 환호했다. 현장 곳곳에서는 “계엄 막은 사람이 진짜 보수다”, “북구를 바꿔달라”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신만덕에 거주하는 김대현(38세) 씨는 “한동훈 후보가 대선후보급의 인기와 비전, 신념을 보여주고 있어서 지지한다”며 “보수의 한 줌 남은 불씨를 소중히 키워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젊은층과 중장년층이 뒤섞여 한 후보 이름을 연호하는 모습도 적지 않았다. 일부 지지자들은 연설 내내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환호했고, 유세차 주변은 사진 촬영을 하려는 시민들로 한때 발 디딜 틈 없이 몰렸다.
한 후보는 “한동훈과 여러분은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할 이유가 누구보다 분명하다”며 “첫째는 북구의 잃어버린 20년을 되찾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전재수와 박민식의 20년 동안 북구가 과연 만족할 만큼 발전했느냐”며 "이제 북구를 부산의 변방이 아니라 서부산의 중심, 대한민국의 진짜 ‘갑’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개발 공약도 함께 제시했다. 한 후보는 △K-복합아레나 건설 △구포3동 터널 조성 △달빛병원 유치 △에듀케어센터 건립 등을 약속하며 “북구를 사람이 모이고 돈이 도는 도시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한 후보 연설의 핵심은 지역 현안보다 ‘보수 재건’ 메시지에 가까웠다. 그는 “‘한동훈은 윤석열의 배신자’라는 말을 피하지 않겠다”며 “나는 윤석열이 아니라 대한민국과 국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나오자 현장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어 “눈물을 머금고 탄핵에 동참했다”며 “그때 계엄을 막지 않았다면 국민의힘은 이미 내란 정당으로 해산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백 번, 천 번 같은 상황이 와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며 “우리 아버지가 계엄을 해도 나는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하자 일부 지지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기도 했다.
한 후보는 이른바 ‘윤 어게인’ 흐름과의 결별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윤 어게인과 장동혁 당권파 같은 생각으로는 보수가 다시 정권을 가져올 수 없다”며 “계엄과 탄핵, 윤 어게인을 극복하는 것 만이 보수가 총선과 대선에서 다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경쟁자인 하정우 후보를 향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리인”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재명 정권이 공소취소까지 거론하며 폭주하고 있다”며 “내가 국회에 들어가 이를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북구에 지금 필요한 것은 AI가 아니라 AS”라며 “거창한 미래 산업 이야기보다 주민 삶을 실제로 바꾸는 생활 기반과 지역 재정비가 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보수 진영인 박민식 후보를 향해서는 사실상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 측은 당선 가능성보다 한동훈을 막는 데 집중하는 것 같다”며 “내 욕만 하는 것이 보수의 미래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박 후보는 한 후보를 겨냥해 “정치적 야심을 위해 북구를 일회용 불쏘시개처럼 이용하려 한다”며 “보수 지지자들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비판했다. 특히 “배신자 한동훈과는 단일화하지 않겠다”며 삭발까지 감행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는 약 1시간30분 간격으로 박민식·한동훈 후보 출정식이 잇달아 열리면서 양측 지지자들이 한 공간에서 충돌하기도 했다. 일부 박 후보 지지자들은 “배신자 한동훈”,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으나, 경찰이 현장 질서 유지에 나서면서 물리적 충돌 없이 상황은 마무리됐다.
한편 부산 북구갑은 보수 표심 분산과 민주당 약진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되면서 이번 재·보궐선거 최대 승부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보수 재편론을 앞세운 한동훈 후보의 강한 팬덤과 당 조직력을 기반으로 한 박민식 후보, 민주당 확장 전략에 나선 하정우 후보 간 3자 구도가 선거 막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