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부산 콘서트가 약 3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공연은 방탄소년단의 데뷔 기념일과도 맞물리는데요. 하이브는 공연과 연계한 대규모 도심 축제도 예고했고 부산시 역시 도시 곳곳에서 팬 경험을 확장하는 다채로운 이벤트를 준비 중입니다. 콘서트 전후로 도시에 즐거운 활력이 가득할 예정이죠.
다만 공연을 기다리는 팬들 사이에서는 사뭇 결이 다른 이야기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불매'를 연상케 하는 반응까지 등장하고 있는데요. 그 중심에는 '숙박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번 방탄소년단 부산 공연은 단순한 콘서트에 그치지 않습니다. 공연과 연계한 'BTS 더 시티 아리랑 - 부산(BTS THE CITY ARIRANG - BUSAN, 이하 더 시티)' 프로젝트가 함께 펼쳐지면서 도시 전역이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서사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2022년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당시에도 '더 시티'를 통해 부산을 도시형 콘서트 플레이 파크처럼 구현한 바 있습니다. 이후 월드투어를 펼치는 세계 각국 도시와 손잡고 성대한 축제의 장을 만들면서 공연장 안팎으로 활력을 불어 넣어왔죠. 방탄소년단이 완전체로 뭉친 후 약 4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는 이번 프로젝트는 방탄소년단의 데뷔 기념일까지 맞물리며 더욱 특별한 의미를 더합니다.
부산시 역시 대규모 관광 콘텐츠를 결합하며 도시 브랜딩 효과 극대화에 나선 모습입니다. 이번 공연 전후로 도시 전체를 하나의 복합 문화·관광 공간처럼 활용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실제로 광안대교와 영화의전당,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 광복로 등 부산 대표 랜드마크 곳곳이 방탄소년단 테마로 꾸며질 예정입니다. 광안리에서는 드론 1000대를 활용한 대규모 드론 라이팅쇼가 열리고, 해운대에서는 모래축제와 연계한 체험형 공간도 운영되죠.
팬들이 부산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공연 이후까지 도시 전반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됩니다. 부산역 웰컴센터에서는 짐 보관과 관광 안내, K팝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요. 시티투어버스 테마 노선과 지역별 관광 코스도 신설해 체류형 관광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미식 콘텐츠도 더해집니다. 부산시는 공연 특수를 지역 상권 활성화로 연결하기 위해 로컬 식음료(F&B) 브랜드와 협업한 미식 라운지와 나이트 마켓, 맛집 프로모션 등을 진행할 예정인데요. 공연장을 찾은 팬들이 자연스럽게 부산 곳곳을 누비면서 직접 경험하고 소비하도록 설계한 셈입니다.

다만 도시 전역을 축제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시도와 별개로, 팬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함께 번지고 있습니다. 바로 숙박비 논란입니다.
21일 아고다 등 숙박 플랫폼을 살펴보면 방탄소년단의 부산 공연이 열리는 다음 달 13~14일 부산 일대 호텔 1박 가격이 심상치 않습니다. 직접 한 호텔을 살펴본 결과, 해운대구에 위치한 한 호텔은 다음 달 6~7일, 다음 달 20~21일 가장 저렴한 객실의 1박 최저가가 각각 57만원, 54만원대로 나타났습니다. 방탄소년단의 공연 당일인 다음 달 13~14일에는 같은 객실의 1박 가격이 144만원대로 나타났죠. 공연일에는 같은 객실 가격이 3배 가까이 뛴 모습입니다.
물론 여기엔 예약 플랫폼 구조 영향도 있습니다. 대형 공연이나 축제 같은 일정이 잡히면 예약 플랫폼 알고리즘과 가격 조정이 동시에 움직이면서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하는 구조인데요. 수요·공급과 경쟁사 가격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요금을 조정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탓에 주변 호텔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리면 알고리즘이 이를 학습해 함께 오르는 거죠.
다만 단순히 껑충 뛴 숙박비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아닙니다. 일부 숙박업소가 기존 예약을 취소한 뒤 더 높은 가격에 재판매하거나, 과도한 취소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졌습니다.
부산시는 1월부터 숙박업소 불공정 거래 행위를 단속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시는 구·군 합동점검반을 꾸리고, QR 신고 시스템 운영과 현장점검을 병행하겠다는 설명이었는데요. 2월에는 특별사법경찰을 투입해 공연장과 관광지 인근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특별 단속에 들어갔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바가지 논란은 수차례 반복돼 왔습니다. 3월 방탄소년단이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월드투어 포문을 열었을 당시에도 공연장 인근 숙박업소 예약이 사실상 만실을 기록, 아고다에 따르면 평소 5만~8만원 수준이던 모텔은 공연 기간 10만~15만원대로 올랐고 3성급 호텔 역시 20만~40만원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가 2월 부산 지역 숙박시설 135곳을 조사한 결과, 방탄소년단의 부산 공연이 열리는 다음 달 12~13일 평균 숙박요금은 43만3999원으로 전주·차주 대비 2.4배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 바 있는데요. 다만 이는 평균값인 만큼 공연장 인근이나 해운대·광안리 등 주요 관광지 체감 가격은 훨씬 높다는 반응도 이어집니다.

최근 K팝 공연은 단순히 몇 시간짜리 무대를 소비하는 개념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공연을 보기 위해 도시를 방문하고, 팝업스토어와 전시를 돌고, 맛집과 관광지를 찾는 과정 전체가 하나의 콘텐츠처럼 소비되는 분위기인데요. 실제로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공연을 도시 관광과 연결하는 방식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입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적극 전개되는 '더 시티' 프로젝트는 이런 흐름의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공연장 안에만 머물지 않고 도시 전역으로 팬 경험을 확장하면서 체류형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인데요. 팬들이 공연을 보기 위해 이동하고 머무는 과정 자체가 지역 경제와 연결되는 구조인 셈이죠.
다만 이 과정에서 숙박과 교통, 현장 운영 등 공연 외적인 요소 역시 중요한 경험 가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스타디움 공연과 지방 대형 공연이 늘어나면서 이른바 '원정 비용' 부담도 커지는 추세인데요. 팬들은 티켓값 외에도 숙박비와 교통비, 굿즈 구매 비용, 팝업스토어 방문 비용 등을 함께 감당해야 합니다.
이 때문일까요. 최근 팬덤은 단순히 공연 티켓만 구매하는 소비자에 머물지 않습니다. 숙박과 교통, 도시 인프라와 현장 운영까지 공연 경험 전반을 평가하는 경향이 강해졌는데요. 이번 부산 공연과 관련해서 "공연만 보고 바로 올라간다", "부산에서는 물도 안 산다"는 '불매'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공연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도시 역시 새로운 과제를 마주한 모습입니다. 단순히 스타의 공연을 유치하는 걸 넘어, 팬들에게 어떤 경험으로 각인되는지가 도시 브랜드와 재방문 의사까지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K팝 공연이 도시 전체를 움직이는 초대형 콘텐츠로 성장한 지금, 공연장 밖의 경험 역시 무대의 일부가 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