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걸린 업자?…'꿈빛 파티시엘' 팝업 관문 퀴즈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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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이 캐릭터 이름은?

인내로 기다린 입장줄. 겨우 입장 문턱에 닿은 순간 날아온 질문인데요. 온갖 추억을 담은 애니메이션 ‘꿈빛 파티시엘’ 팝업스토어에서 입장 대기 중 캐릭터 이름을 묻는 퀴즈가 나왔다는 후기가 퍼지자, 팬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습니다.

이 운영 방식이 되팔이 업자를 걸러내는 ‘신박한 방법’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화제가 된 거죠. 어려운 설정 고증이나 에피소드 번호를 묻는 수준이 아니라, 작품을 본 팬이라면 알 법한 주요 캐릭터 이름을 확인하는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팬이라면 모를 수 없다”가 완벽히 전제로 깔린 퀴즈였죠.


▲딱 걸린 업자?…'꿈빛 파티시엘' 팝업 관문 퀴즈 (출처=대원씨아이 공식 블로그 캡처)


‘꿈빛 파티시엘’은 일본 만화가 마쓰모토 나츠미의 만화를 원작 애니메이션인데요. 케이크를 좋아하는 14세 소녀 감딸기(원작: 아마노 이치고)가 최고의 파티시에를 꿈꾸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죠. 한국에서는 투니버스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과 가수 아이유가 부른 한국어판 주제가로도 유명합니다.

대원씨아이에 따르면 이번 팝업 스토어는 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마포구 AK플라자 애니메이트 홍대점 화이트홀에서 진행되는데요. 23일에는 원작자 마쓰모토 나츠미의 내한 사인회도 진행됩니다. 애니메이션이 아닌 원작 만화를 활용한 굿즈와 한국 독점 일러스트가 국내 처음 공개될 예정인데요. 또 세인트 마리 학원의 교실과 실습실, 디저트 쇼케이스를 모티브로 한 포토존과 패널 전시되죠.

감딸기와 원가온(원작: 카시노 마코토), 케이크와 마카롱의 세계를 상상하며 자라왔던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었는데요. ‘꿈빛 파티시엘’의 세계 속 인물을 꿈꿔온 팬들에게는 그 일부를 손에 쥐게 되는 ‘현실’을 마주할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캐릭터 이름을 묻는 최소한의 입장 퀴즈가 호응을 얻었죠. 정말 ‘꿈빛 파티시엘’을 사랑하는 이들이 더 즐길 수 있는 팝업이 되었다고 말입니다. 되팔이 업자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관문이었으니깐요. 굿즈 시장에서 늘 업자에게 밀렸던 팬들 사이에는 이보다 더 통쾌한 건 없었죠.

이 방식을 무조건 모범답안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가능성이 작더라도 사전 고지 없이 입장 조건처럼 적용됐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친절하게 느낄 여지도 있거든요. 그럼에도 이번 퀴즈가 화제가 된 것은, 완벽해서라기보다 기존의 되팔이 대응책이 그만큼 허술하고 쉽게 뚫려왔기 때문입니다.


▲'꿈빛 파티시엘' 팝업 현장 모습 (출처=대원씨아이 공식 블로그 캡처)


실제로 한정 굿즈를 둘러싼 되팔이 논란은 이제 특정 팬덤만의 일이 아니죠. 지난해 9월 NCT WISH(NCT 위시) 팝업스토어에서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방문객들이 무인 자판기 앞에서 굿즈를 대량 구매하는 모습이 확산됐습니다. 해당 팝업은 운영시간에는 예약자만 수량 제한을 두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지만, 오후 8시 이후 예약하지 못한 팬들도 구매할 수 있게 한 무인 자판기에는 별도의 구매 수량 제한이 없었죠. 이 틈을 이용해 중국 ‘되팔이꾼’들이 상품을 대량 구매한 건데요. 팬들이 분노한 대상은 되팔이 업자만이 아니었습니다. “왜 애초에 구매 제한을 걸지 않았느냐”는 운영 책임론도 함께 제기됐죠.

포켓몬 행사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왔습니다. 잠실 일대에서 열린 ‘포켓몬타운 2025’에서는 체험 이벤트와 기념 선물, 한정 열성 팬용 상품를 둘러싸고 리셀러 논란이 불거졌는데요. 특히 문제가 된 것은 행사 참여자에게 무료로 제공된 메타몽 프로모 카드였습니다. 팬을 위한 기념품 성격의 증정 카드였지만, 행사 직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이 카드가 5만~6만원 대에 올라왔고 일부 거래 글에서는 해외 수요까지 거론되며 10만원 안팎의 가격이 붙은 사례도 나왔죠. 굿즈 역시 예외가 아니었는데요. 현장에서 판매된 일부 인형은 정가보다 몇 배 높은 가격에 중고거래 글이 올라오며 품귀와 웃돈 거래 논란을 키웠습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키링 굿즈가 중고거래 시장에서 정가의 몇 배 가격으로 거래되는 일도 있었는데요. 지난해 9월 메가박스가 해당 키링을 단품 1만1900원, 팝콘과 음료가 포함된 콤보 세트 1만4900원에 판매했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키링이 4만원 이상에 판매되고, 10개 묶음의 경우 최대 110만원까지 거래가 이뤄졌죠.


▲'꿈빛 파티시엘' 팝업 굿즈 (출처=대원씨아이 공식 블로그 캡처)


이 모든 되팔이를 법으로 곧바로 막기가 어려운 것이 문제인데요. 공연 티켓 암표처럼 별도 규율이 강화된 영역과 일반 굿즈 재판매는 다르게 봐야 하죠.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4년 3월부터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공연 입장권 부정 판매를 처벌하는 내용의 개정 공연법이 시행됐는데요. 매크로를 이용해 공연 입장권을 예매한 뒤 높은 가격으로 부정 판매하면 처벌 대상이 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캐릭터 굿즈나 팝업 MD는 훨씬 복잡하죠. 공연 티켓처럼 별도의 암표 규제가 있는 분야와 달리, 일반 상품은 일단 소비자가 돈을 내고 산 뒤에는 그 물건을 어떻게 처분할지 정할 권리가 생기기 때문인데요. 마음에 들지 않아 중고로 팔 수도 있고, 선물 받은 물건을 다시 팔 수도 있는데요. 이런 정상적인 중고거래까지 모두 막을 수는 없죠.


▲'꿈빛 파티시엘' 팝업 굿즈 (출처=대원씨아이 공식 블로그 캡처)


그래서 업체가 약관에 “재판매 목적 구매는 금지한다”고 써두더라도, 이를 모든 소비자에게 일괄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2023년 나이키·샤넬·에르메스의 온라인 판매 약관을 심사하면서, 재판매 목적 구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거나 회원 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조항 등을 불공정 약관으로 보고 시정하도록 했는데요. 즉 되팔이가 문제가 있다고 해서, 판매자가 소비자의 재판매를 무조건 금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결국, 핵심은 재판매를 법적으로 모두 막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업자의 대량 구매와 반복 구매를 어렵게 만드는 데 있죠.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1인당 구매 수량 제한입니다. 다만 업자가 여러 명을 동원하면 우회할 수 있으므로, 본인 확인과 회차별 입장, 시간대별 재고 배분이 수반되어야 하죠. 무인 판매 역시 구매 제한이 없으면 업자에게 유리한 통로가 될 수 있어 별도 관리가 필요한데요.

사전 예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픈런을 줄이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계정 쪼개기나 대리 예약을 막지 못하면 한계가 있죠. 팝업 종료 후 온라인 예약 판매나 추가 생산을 열어두는 것도 리셀 가격을 낮추는 방법이 될 수 있는데요. “지금 못 사면 끝”이라는 불안이 줄어들면, 팬들이 웃돈을 주고 중고거래에 매달릴 이유도 줄어들기 때문이죠.

‘꿈빛 파티시엘’ 팝업 퀴즈는 완벽한 해법이라 말할 수 없지만, 팬들에겐 ‘최소한의 보호’가 가져다주는 안심이었는데요. 작품을 기억하는 팬에게는 반가운 이름들이 주는 기쁨이었죠. 그래도 중요한 것은 팬을 가려내는 일이 아니라, 좋아하는 마음으로 찾아온 사람들이 허탈하게 돌아서지 않도록 하는 일일 텐데요. 한정 굿즈가 시세표가 되기 전에, 먼저 추억을 가진 사람들의 손에 닿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꿈빛 파티시엘' 팝업 굿즈 (출처=대원씨아이 공식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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