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원칙 훼손”…노조 “조정안 수용했지만 사측 결단 못 내려”
李대통령 “영업이익 제도적 배분, 투자자도 못해” 공개 비판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마지막 협상에서도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제시한 조정안에 노조는 동의했지만 사측이 최종 수용을 유보하면서 협상은 불성립됐다. 삼성전자 노조는 예정대로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한다. 파업이 현실화하면서 반도체 생산 차질은 물론 협력사와 글로벌 공급망까지 영향을 받는 ‘100조원 규모 리스크’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20일 재계와 중노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의 2차 사후조정은 이날 최종 결렬됐다. 중노위는 전날 밤 노사 양측에 조정안을 제시했고 이날 오전까지 대화를 이어갔지만 2차 사후조정이 불성립됐다.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큰 쟁점 하나와 작은 쟁점 한두 가지를 좁히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즉각 총파업 강행 방침을 밝혔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사후조정 3일 동안 접점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는 노조 요구가 과도했다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입장문에서 “노동조합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이 훼손되면 삼성전자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적자 사업부까지 높은 수준의 성과 보상을 요구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성과급 체계였다. 노조는 그동안 성과급 재원의 70%를 DS부문 전체가 나누고 나머지 30%를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배분하는 안을 요구했다. 이번 2차 사후조정에서는 이 비율을 40% 대 60%까지 조정하는 대신 양측이 대화로 낮췄던 성과급 재원(노조 측 원안은 영업이익 15% 요구)을 다시 높이자고 주장했다. 사측은 성과주의 원칙 훼손과 사업부 간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파업 현실화에 따른 경제적 파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은 18일간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최소 수조 원에서 최대 100조원 규모 손실 가능성을 거론한다. 반도체 생산라인 특성상 짧은 가동 중단도 웨이퍼 폐기와 수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도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노동3권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몇몇 사람의 이익을 위해 집단적으로 관철하도록 힘을 준 것이 아니다”라며 “영업이익을 세금도 떼기 전에 일정 비율로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리 행사에도 적정한 선이 있어야 한다”며 사실상 삼성전자 노조 요구를 겨냥한 비판 메시지를 냈다. 정부는 파업 장기화 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다만 노사 모두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총파업 돌입 이후에도 교섭은 이어질 전망이다.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노사가 내용적으로 상당히 접근했다”며 “노사가 사후조정을 다시 요청한다면 밤이든 휴일이든 언제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추가 조정 또는 노조와의 직접 대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고, 노조도 “파업 기간에도 협상 타결 노력은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