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국채 금리 급등이 증시의 새 부담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반도체 대장주에서도 외국인 이탈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대를 바탕으로 급등했지만 외국인 지분율은 고점 대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48.61%로 집계됐다. 올해 고점이었던 1월 6일 52.40%와 비교하면 3.79%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외국인 보유 수량은 31억1833만주에서 28억4176만주로 2억7657만주 줄었다.
지수 이정표별로 봐도 하락 흐름은 뚜렷하다.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을 돌파한 1월 27일 51.91%, 6000선을 넘은 2월 25일 50.96%, 7000선을 넘은 이달 6일 49.37%였다. 이후 18일 48.69%까지 내려오며 코스피 급등 구간에서도 외국인 보유 비중은 오히려 낮아졌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하다. 이날 기준 SK하이닉스 외국인 지분율은 52.06%로, 올해 고점인 2월 25일 54.64% 대비 2.58%포인트 하락했다. 외국인 보유수량은 같은 기간 3억8939만 주에서 3억7102만 주로 1837만 주 감소했다. SK하이닉스 지분율은 코스피 5000 돌파 시점인 1월 27일 53.51%, 6000선 돌파 시점인 2월 25일 54.64%, 7000선 돌파 시점인 6일 53.22%에서 18일 52.14%로 낮아졌다.
최근 매도 강도는 더 가파르다. 9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가져가면서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이달 고점인 49.61%(7일)보다 1.00%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지분율은 53.23%에서 1.17%포인트 낮아졌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7조4440억원, SK하이닉스를 17조2730억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 합산 순매도 규모만 34조7170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매도는 국내 반도체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국채 금리가 일제히 뛰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약해진 영향이 크다. 전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꼽히는 4.5%를 넘어섰고, 30년물 금리도 5%대를 돌파했다. 한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221%까지 올랐고 일본 10년물 금리는 2.740%, 영국 10년물 금리는 5.178% 수준까지 상승했다.
금리 상승은 주식시장에 이중 부담으로 작용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차입 비용이 늘어나 이익 전망에 부담이 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전자산인 채권의 상대 매력이 커진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미래 이익 기대가 주가에 크게 반영된 대형 성장주는 할인율 상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글로벌 증시도 같은 부담을 반영하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장중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고, 앞서 미국 S&P500지수, 영국 FTSE지수, 독일 DAX지수 등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가 전날 반등했다.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유가 상승, 물가 재자극 우려, 각국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국채 발행 부담이 맞물리면서 금리가 다시 증시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모습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5원 오른 1507.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 15일(1500.8원), 18일(1500.3원)에 이어 3거래일째 150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일 이후 최고치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반도체 매도가 업황 훼손보다는 금리 상승과 글로벌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국인 지분율 하락이 지속할 경우 국내 증시의 주도주 장세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최근 개인의 가계 자금이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외국인 매도로 인한 충격은 전보다 덜한 상황이다.
맹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환율・지정학적 리스크・미국 증시 상황 등 여러 매크로 변수로 인한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존재하나, 패시브 자금으로의 수급 변화로 인해 지수 하단의 안정성은 이전보다 강화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