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6단체 첫 긴급조정권 공개 요구
법원, 쟁의 가처분 신청 일부 인용
외신들 “삼성 멈추면 AI 붐도 차질”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고일을 사흘 앞두고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파국을 막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이번 갈등이 단일 기업 차원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국가 경쟁력 추락이라는 초대형 악재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와 재계, 법원까지 총력 대응에 나섰다.
18일 삼성전자와 중앙노동위원회 등에 따르면 노사는 19일까지 추가 교섭을 진행하며 최종 협상을 이어간다. 이번 협상은 단순 임금 문제를 넘어 반도체 생산 안정성과 수출 전선, 협력사 생태계의 운명을 가를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노조는 전향적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이달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법원은 생산 차질과 안전 리스크 차단에 나섰다. 수원지법은 이날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일부를 받아들이며 파업 기간에도 방재·전력·화학물질 공급과 웨이퍼 보호 등 필수 업무는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생산라인(FAB)과 통합운영센터(IOC) 등 핵심 시설 점거나 출입 방해도 제한했다. 법원 결정으로 생산라인 전체를 멈추는 방식의 강경 대응은 일정 부분 제약을 받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단이 노사 협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사태 확산 차단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직접 노동권과 경영권의 균형을 언급하며 중재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 핵심 산업 위기를 막기 위해 노사가 사회적 책임과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정부는 파업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긴급조정권 카드까지 열어둔 상태다. 긴급조정권은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 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예외적 조치다.
경제계 압박 수위도 최고조에 달했다. 경제 6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삼성 개별 기업 문제가 아닌 국가경제 전체의 리스크”라며 총파업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경제계는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경제단체들이 삼성전자 사태와 관련해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를 강제로 중단시키는 긴급조정권을 공식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주요 외신 역시 이번 갈등을 글로벌 인공지능(AI) 공급망 리스크로 규정하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노사가 파업을 막기 위한 ‘마지막 협상’에 돌입했다고 보도했고, CNBC는 한국 정부의 긴급조정권 검토 가능성에 주목했다. 로이터는 이를 고도화된 ‘AI 초과이익 배분’을 둘러싼 구조적 충돌로 평가했다. 결국 19일까지 이어질 막판 사후조정 결과에 따라 한국 경제의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노사가 극적인 절충점을 찾지 못한다면 타결 여부와 상관없이 초과이익 배분을 둘러싼 사회적 비용과 논란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