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에 레버리지 확대…순익 대비 비중은 13.8%로 낮아져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빚투’도 증권사 실적의 한 축으로 떠올랐다. 국내 10대 증권사가 올해 1분기 신용거래융자로 벌어들인 이자수익은 6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증시 불장에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가 확대되면서 증권사들도 고금리 신용융자 수익을 크게 늘린 셈이다.
17일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개 대형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KB·NH·신한·메리츠·키움·하나·대신)의 분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가 올해 1분기 신용융자거래로 거둔 이자수익은 총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3846억원보다 55.9% 증가한 수치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5262억원과 비교해도 14.0% 늘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거래다. 증권가에서는 대표적인 빚투 지표로 활용된다. 증시가 오를 때는 수익률을 키우는 수단이 되지만, 지수가 급락하면 반대매매와 손실 확대 위험으로 돌아올 수 있다.
빚투 이자수익이 급증한 배경에는 신용거래융자 잔고 확대가 있다. 올해 1분기 일평균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1조126억원으로 평균 기준 처음 3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분기 17조2877억원과 비교하면 79.3% 늘었고, 지난해 4분기 26조34억원보다도 19.2% 증가했다.
지난해 말 4200대였던 코스피가 1분기 중 6000선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활용해 증시에 뛰어든 영향이다. 불장이 이어질수록 투자자들은 더 큰 수익을 기대하고 빚투에 나섰고, 증권사는 이 과정에서 이자수익을 확대했다.
10대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업계 전체 잔고의 약 70~80%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를 감안하면 이들 증권사의 1분기 평균 신용융자 잔고는 21조~25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1분기 이자수익 6000억원을 연율로 환산하면 평균 8~9%대 금리가 적용된 셈이다.
증권사별 차이도 컸다. 일부 증권사는 신용융자 이자수익이 순이익의 10%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일부 증권사는 순이익의 25%를 웃돌았다. 리테일 고객 기반과 신용공여 규모, 금리 정책에 따라 빚투 수익 의존도가 엇갈린 것이다.
다만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졌다. 10대 증권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총 4조3320억원으로, 신용융자 이자수익 6000억원은 이 중 13.8%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 18.7%보다 4.9%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이 비중이 26.1%까지 높아진 바 있다.
이는 증권사 실적 개선이 빚투 이자에만 기대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기업금융(IB), 운용손익 등이 함께 개선되면서 순이익 규모 자체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용거래융자 금리가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1분기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자들의 수익률도 그만큼 컸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지수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는 빚투가 반대매매 압력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투자자와 증권사 모두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지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