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대표적인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의 글로벌 총괄이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AI 모델인 ‘클로드 미토스(Mythos)’의 실질적인 접근권은 일본이 먼저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AI 3대 강국(G3)’ 도약을 공언한 상황에서, 정작 글로벌 AI 안보 및 기술 협력망의 중심축에서는 한국이 일본에 뒤처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1일 한국을 방문해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과 면담을 가졌던 마이클 셀리토(Michael Sellitto) 앤스로픽 글로벌 정책 총괄은 이튿날인 12일 오후 일본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방한 일정을 보좌한 요시다 아키라 일본·한국 정책 총괄 역시 셀리토 총괄과 함께 일본으로 이동했다.
주목할 점은 셀리토 총괄이 방일한 당일, 일본 금융권이 앤스로픽의 차세대 핵심 자산에 대한 접근권을 공식 확보했다는 사실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쓰비시UFJ·미쓰이스미토모·미즈호 등 일본의 3대 메가뱅크는 지난 12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과의 회동 자리에서 ‘클로드 미토스’의 접근 권한 확보 사실을 전달받았다.
일본은 대형은행과 정부 조직의 미토스 접근 권한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대 은행은 앤스로픽과 계약을 체결한 뒤 심사를 거쳐 이르면 5월 말 미토스 접근권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리토 총괄은 16일 닛케이 인터뷰에서 일본의 참여와 관련해 “글래스윙을 통해 미토스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할 수 있도록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앤스로픽은 52개 글로벌 기업·기관을 대상으로만 미토스를 제한적으로 공개하는 ‘프로젝트 글라스윙’을 출범하고 보안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기업 차원의 미토스 접근권을 확보한 경우는 일본이 유일하다. 국가 단위로는 영국이 정부 산하의 AI보안연구소를 통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사례는 미토스 접근권 확보가 단순히 앤스로픽이라는 개별 기업과의 협의로 결정되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드러냈다. 앤스로픽 경영진은 한국을 먼저 방문했지만 과기정통부가 미토스 정보공유 요청을 하는 수준에 머물렀을 뿐 유의미한 합의점은 나오지 않았다. 반면 일본은 경제·안보 의제로 대응해 미국 재무부와 금융안보 협의 채널을 가동했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 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연구교수는 “미국은 AI를 국가 전략자산으로 보고 있다”며 “전략자산은 유출할 수 없기 때문에 미토스 접근권은 미국과 전략적으로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일본이 접근권을 확보한 배경으로는 “당장의 현안인 이란 전쟁에서의 태도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나”라고 덧붙였다.




